“신뢰성 믿고 돈 줬는데 의혹 불거져 계약 위반”
세계적인 식당 소개 책자 미쉐린 가이드가 별점을 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음식 평론가 황교익씨가 우리 나라에서 준 20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쉐린 가이드의 신뢰성을 믿고 한식을 소개해달라며 준 돈인데, 신뢰가 무너지고 있으니 돈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황씨는 1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미쉐린 가이드의) 신뢰, 명성에 기대 한국판을 발간해달라고 (2016년) 한국관광공사와 한식재단(현 한식진흥원)이 20억원을 줬다”며 “미쉐린 가이드에 대한 권위, 신뢰, 명성이 다 무너졌으니 계약 위반이어서 돈을 돌려받아야 된다”고 말했다.
돈을 받고 별점을 줬다는 의혹에 미쉐린 가이드 측은 “돈을 요구한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며 자체 조사를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황씨는 “돈을 받는 컨설팅 관련된 사람이 데니 입이라는 사람인데 어니스트 싱어가 다리를 놓는 것 같고, 싱어는 아시아 총괄이었던 알랭 프레미오와 같이 다녔다”면서 “그런데 미쉐린 가이드 측에서는 싱어와 프레미오에 대해 조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황씨는 이번 기회에 문화 사대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쉐린 가이드의 명성을 이용해서 한식을 외국에 홍보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이런 사대주의를 벗어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명품관에 입점한 한식당 윤가명가 측은 “2013년쯤 미쉐린 가이드의 중간 관계자로부터 미쉐린 평가원의 비행기 값과 체류비, 숙박비 등을 제공하고, 컨설팅을 받는 조건으로 별점을 준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를 거절한 윤가명가는 이후 미쉐린 가이드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별을 주는 대가로 비용을 청구하는 일은 말도 안 된다.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평가원들은 철저하게 익명으로 활동하며 개인이 아니라 여러 평가원의 만장일치를 통해 별 수여가 결정된다”고 반박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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