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0일, 서울 강북구의 한 공원에서 북극여우 한 마리가 발견됐다. 동물권행동 카라 페이스북
 1. 도심 공원 떠돌던 ‘북극여우’ SNS 공방 끝 귀가 

서울 한복판에서 11일 동안 길을 떠돌던 북극여우가 구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10월30일,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한 공원에서 북극여우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 여우를 구조했습니다. 카라는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북극여우 구조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로부터 하루 뒤인 3일, 북극여우의 보호자라고 주장하는 홍모 씨가 카라에 연락을 보냈고, 카라 측은 홍씨가 북극여우의 소유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기 위해 4일 답장을 보냈습니다. 확인 과정을 마친 카라 측은 9일, 보호자의 사육 환경을 확인하고 북극여우를 보호자에게 보냈습니다. 홍씨의 주장에 따르면 북극여우는 10월19일 홍씨의 집에서 탈출했습니다.

카라가 북극여우를 소유주 홍씨에게 인계하는 과정에서 확인한 홍씨의 사육 환경. 북극여우는 이 담장을 뛰어넘어 집을 탈출했을 것이라고 카라 측은 추정하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 페이스북

문제는 소유주 확인 과정에서 홍씨 측이 카라를 비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홍씨와 홍씨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이는 카라의 SNS와 북극여우 발견 사실을 7일 최초 보도한 경향신문 기사에 ‘카라 측이 연락을 회피한다’, ‘병원에서 치료도 하지 않았으면서 치료시켰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 내용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카라에 대한 비난 여론이 생겼습니다. 또한 홍씨가 카라 측에 소유권을 주장한 시점보다 3일 뒤인 6일에서야 지방자치단체의 유기동물 공고가 나온 점을 들어 ‘카라가 주인이 있는 동물을 유기동물인 양 포장했다’는 주장이 나와 비난은 더 커졌습니다.

카라 측은 북극여우를 집으로 돌려보낸 뒤인 11일, 비난에 대한 입장문을 내놓았습니다. 카라는 ‘연락을 회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4일 메일 답변을 포함해 5일, 7일, 8일에 걸쳐 전화로 지속적으로 소통을 이어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치료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북극여우가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에 입원해 구조 당시 나타나던 탈수와 설사 증상에 대한 처치를 받았고 입원 중 CT 촬영을 통해 어깨 탈골 진단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카라 측은“해당 여우는 서울시의 ‘위기동물 응급구조 사업’의 예산을 통해 특별히 치료를 받게 되었다”며 치료비를 청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덧붙였습니다.

카라 측은 북극여우가 구조 이후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처치와 진단을 받으며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진단(오른쪽)에 따르면 북극여우는 어깨 탈골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동물권행동 카라 페이스북

카라 측은 여우의 주인이 나타난 뒤에 해당 여우를 ‘유기동물’이라고 지칭한 경향신문 보도가 나오고 유기동물로 공고가 된 경위에 대해서도 상세히 밝혔습니다. 카라의 입장문에 따르면 보도 시점 당시에는 주인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였고, 주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유기동물 공고가 늦어지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북극여우의 보호에 대해 지자체와 지방 환경청 곳곳에 수소문했지만, 전례가 없던 일이라 각 기관들이 난감해 한 까닭에 협의가 늦어져 공고가 늦게 올라오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북극여우가 다행히 유기동물은 아니었지만, 카라를 비롯한 동물보호단체들과 수의사 등 전문가들은 야생에서 주로 살아가는 동물이 가정집에서 사육되고 있는 사실 자체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카라 측은 북극여우를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확인한 홍씨의 사육 환경은 동물복지 관점에서 봤을 때 역부족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홍씨는 북극여우뿐 아니라 햄스터, 페럿, 기니피그 등 여러 동물을 함께 사육하고 있었습니다. 카라 측은 홍씨에게 북극여우의 환경 개선을 위한 사항을 전달하며 다른 종의 동물들을 임의로 합사하지 말 것도 당부했고, 홍씨는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카라 측이 북극여우를 인계하면서 확인한 소유주 홍씨의 사육 환경. 페럿과 기니피그가 집안에서 함께 사육되고 있었다. 동물권행동 카라 페이스북

카라가 야생에서 주로 살아가는 동물들을 가정집에서 사육하는 행동에 대해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여우를 돌려보낸 이유는 홍씨와 같은 사육을 막을 법적인 수단이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개인이 사육 불가능한 동물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명시한 ‘국제적 멸종위기종’ 정도입니다. 그 외에는 특별한 금지조항이 없어 해당 종이 아니면 한국에서는 야생동물을 쉽게 구해 키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동물의 복지뿐 아니라 사람의 안전이나 보건에도 심각한 영향이 끼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한진수 교수는 “특수동물의 경우 인수공통전염병 발생 위험에도 불구하고 수입 시 검역조차 면밀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은여우, 왈라비 등 일부 동물은 질병에 대한 연구조차 충분히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동그람이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외래유입종의 생태계 교란 등으로 외국에서는 개인이 반려동물로 사육할 수 없는 종을 지정하거나 소유할 수 있는 야생동물 종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벨기에는 2001년 개인이 사육 가능한 동물 42종을 지정해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위험한 야생동물법’(Dangerous Wild Animals Act)을 제정했고 미국은 각 주마다 ‘희귀애완동물법’(Exotic Pet Law)를 제정한 상태입니다. 현재 국회에서도 2017년,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동물을 ‘반려주의동물’로 지정하고 사육 및 수입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소관 위원회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접수된 이후 2년 가까이 계류 중인 상태입니다.

 2. 돼지 피로 물든 임진강 상류… 고개 숙인 장관 
10일 경기 연천군 임진강 상류의 마거천이 인근 살처분 돼지 사체에서 새어 나온 핏물로 오염돼 있다.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살처분 처리된 돼지 사체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와 임진강 상류 지역이 오염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경기도와 경기 연천군이 12일 밝힌 사실에 따르면 연천군은 돼지 살처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매몰 처리 지연으로 4만7,000여 마리 돼지 사체를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안에 있는 군부대 내 매몰지에 쌓아놓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가 내리면서 돼지 사체의 핏물이 빗물과 함께 새어 나와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임진강 상류의 마거천 100~200m 구간이 핏물로 붉게 물들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경기도와 연천군은 하천과 임진강의 수질 조사에 착수했으며 펜스 등을 설치해 유출된 침출수가 추가로 번지거나 흘러들지 않도록 조치했으나 일부는 이미 마거천을 통해 임진강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이후 현장을 찾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하천 주변 농민들은 “고약한 악취가 발생해 밭일도 못 하겠다”라고 하소연했습니다. 또한 임진강이 식수원인 연천군 주민들 역시 “불안해서 수돗물을 먹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합니다.

정부는 침출수 유출 사고와 관련해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침출수 관련 조치상황 브리핑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습니다. 김 장관은 “ASF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신속한 처리가 필요했다”면서 “많은 돼지 사체를 처리하면서 대기 중인 차량과 야적된 사체에서 침출수가 유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살처분 과정과 매몰 과정이 순차적으로 잘 맞아들어가야 했지만 엇박자가 있었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수질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수질검사를 매일 실시하는 등 수질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방역 과정에서 조성된 매몰지 104개를 전부 점검하는 등 관리에 나설 계획입니다.

 지난 이슈 업데이트 
 -개고기 팔다 적발된 ‘구포 개 시장’ 상인들 “재발 방지하겠다” 
7월 부산시 북구 '구포 개 시장'에서 식용 목적으로 개를 전시하던 뜬장이 철거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면 폐업’을 선언했음에도 개고기를 판매하다 적발된 ‘구포 개 시장’의 한 점포가 사과문을 발송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13일 부산시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구포시장 가축상인회는 개고기 판매 사실이 적발된 점포 상인의 사과문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 점포는 지난달 16일 개고기를 판매하다가 한 동물보호 활동가의 영상 촬영으로 적발된 바 있습니다. 구포시장 가축상인회는 지난 7월 부산시, 부산 북구 등과 맺은 협약을 통해 개고기 판매를 완전히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구포시장 가축상인회는 공문을 통해 철저한 개고기 판매 금지와 냉장고 개방 점검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보냈습니다. 부산시와 부산 북구는 향후 상인들의 자정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민관 합동 점검반을 편성해 주 2회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민관 합동 점검반은 부산시 공무원 2명, 북구 공무원 2명, 동물보호단체 관계자 2명, 상인 대표 1명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박용순 구포시장 가축상인회장은 “상인회는 새로운 구포시장 만들기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며 대부분 가축 상인들은 커피전문점, 과일가게 등으로 업종을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동물보호단체와 시민들의 따뜻한 지지와 격려를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부산시 또한 국비 및 지방비 400억원을 투입해 구포시장 공간 구조 개선사업을 진행할 것이며 폐업 상인들을 위한 창업 컨설팅, 대구 서문시장 견학 등 제2의 창업을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동그람이 정진욱 8leoan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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