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전문 법인 ‘모션랩’을 설립했다. 모션랩은 올해 카셰어링(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해 로보택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 첨단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지시간 14일 미국 LA시가 주최한 차세대 모빌리티 박람회인 ‘LA 코모션’에서 에릭 가세티 LA 시장, 니나 하치지안 국제부문 부시장, 윤경림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모션랩을 공식 설립했다고 15일 밝혔다.
윤경림 부사장은 “LA시와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통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대차그룹은 ‘모션랩’ 사업을 발판 삼아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션랩은 이달부터 LA 도심 주요 지하철역(유니온역·웨스트레이크역·페르싱역·7번가메트로센터역) 인근 환승 주차장 네 곳을 거점으로 지하철역 기반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션랩은 추후 다운타운 LA 지역 및 한인타운, 할리우드 지역에 기존 차량을 포함해 최대 300대를 차고지 제한 없는 카셰어링 ‘프리 플로팅’ 형태로 새롭게 확장 제공할 예정이다.
LA시는 세계 최대 및 첨단 교통 도시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모빌리티 역량 실현에 최적화된 도시로 꼽힌다. 매년 LA 시민은 뉴욕(7,907달러), 영국 런던(5,445달러)과 비교해 크게 높은 1인당 평균 9,741달러를 버스 및 지하철 이용에 쓰는 등 대중교통 이용도가 높다. 또 LA 시내에서 운행되는 전기차는 미국 전체 전기차의 20%에 달하며, 대중교통 관련 스타트업의 경우 뉴욕시에 비해 2배 이상 많을 정도로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 환경이 활성화돼 있다.
모션랩 모빌리티 서비스는 LA시 산하기관인 LA 메트로, LA 교통국과의 협업의 일환으로 전개된다. LA시는 오는 2028년 LA올림픽을 앞두고 도심 교통 개선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맞춰 모션랩도 LA 시내 교통 체증 해소 및 편의 확대에 기여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모빌리티 선도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모션랩은 로보택시, 셔틀 공유,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 퍼스널 모빌리티,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비롯한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실증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모션랩은 미국 내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지역과 제공 차량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현대차그룹의 ‘MECA(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 기반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글로벌 시험 기지로 다양한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3월 인도 최대 차량호출업체인 올라(Ola)와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인도 모빌리티 시장에서 상호 다각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2억4,000만달러, 6,000만달러씩 총 3억달러를 이 회사에 투자했다.
또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업체인 ‘그랩’에 투자해 전기차 기반의 차량 호출 서비스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그랩’에 2,500만달러를 첫 투자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현대차와 기아차가 1억7,500만달러, 7,500만달러씩 총 2억5,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호출 서비스 실증 사업을 위해 싱가포르 지역을 우선으로 그랩에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200대를 공급했다. 또 미국과 호주의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인 ‘미고(Migo)’, ‘카 넥스트 도어’에도 전략 투자를 단행하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메쉬코리아와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에 전략투자하고 한국형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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