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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 19년 옥살이한 화성 8차 사건도 이춘재 진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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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 19년 옥살이한 화성 8차 사건도 이춘재 진범 결론

입력
2019.11.15 11:32
수정
2019.11.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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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춘재 자백, 사건현장과 일치”

본보가 단독 입수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 고교 졸업 사진(왼쪽). 오른쪽 사진은 범인의 몽타주
본보가 단독 입수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 고교 졸업 사진(왼쪽). 오른쪽 사진은 범인의 몽타주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이춘재(56)를 8차 사건의 진범으로 결론을 내렸다.

8차 사건은 10차례의 화성연쇄살인사건 가운데 유일하게 범인이 검거된 사건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이춘재의 자백이 당시 사건현장 상황과 대부분 부합한다”며 이 같은 내용의 8차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본부는 “8차 사건도 내가 저질렀다”고 밝힌 이춘재의 자백에 따라 당시 범인으로 검거돼 처벌까지 받은 윤모(52)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실제 진범이 누구인지 여부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

수사본부가 이춘재를 8차 사건의 진범으로 결론 내린 것은 그의 자백이 결정적이었다.

사건발생 일시와 장소, 침입경로, 피해자인 박모(당시 13세)양의 모습, 범행수법 등에 대해 이춘재가 진술한 내용이 현장 상황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춘재가 박양의 신체특징, 가옥구조, 시신위치, 범행 후 박양에게 새 속옷을 입힌 사실 등에 대해 자세하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찰의 최종 결론에 힘이 실렸다. 경찰은 이춘재를 조사한 프로파일러들도 그의 이런 자백 내용은 언론에서 보고 들은 게 아닌 본인이 직접 보고 경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범인으로 처벌받은 윤씨 수사의 문제점도 인정했다. 먼저 책상 위 발자국 상태가 윤씨의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가 현장 검증 당시 두 손으로 책상을 짚고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윤씨 지문도 발견되지 않았다. 윤씨가 경찰 조사 당시 피해자 속옷을 무릎까지 내리고 옷을 입혔다고 진술했지만 이 부분 역시 피해자 상태를 확인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와 불일치했다. 박양은 속옷 하의를 뒤집어 입고 있었는데 윤씨는 범행 당시 속옷을 무릎 정도까지 내린 상태에서 범행하고 다시 입혔다고 과거 자백했다.

앞서 윤씨는 이춘재의 자백 이후 경찰조사 과정에서 “과거 경찰수사 받을 당시 몇 차례 구타와 함께 3일 동안 고문도 당했다”며 “경찰의 폭행과 가혹행위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진술했다.

윤씨가 처벌받은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 양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을 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이듬해 7월 당시 22세였던 윤씨를 범인으로 붙잡아 강간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겼고, 이후 윤씨는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 받아 19년을 복역한 끝에 2009년 가석방됐다.

경찰은 과거 윤씨에 대한 경찰조사 당시 강압이나 고문 등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실제로 허위자백을 했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당시 윤씨가 범인으로 특정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국과수의 방사성동위원소 분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과거 경찰은 유전자(DNA) 분석기법이 없던 당시 ‘방사성동위원소 감별법’을 통해 윤씨의 체모와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가 같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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