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제11차 정상회의에 참석 전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홍콩 시위가 연일 격화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대를 ‘폭력 범죄분자’로 부르면서 조속한 질서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홍콩 시위대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한편, 동시에 홍콩 정부에 강경대처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해 “홍콩에서 계속 과격 폭력 범죄 행위가 벌어져 법치와 사회 질서를 짓밟고 있다”면서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의 마지노선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AP통신의 신화통신 인용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시위대를 “폭력 범죄자(violent criminals)”로 언급했다. 그는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강조하면서 홍콩 경찰과 홍콩 사법부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시 주석은 홍콩 질서 회복의 주체로 홍콩 정부와 경찰, 사법 기관을 차례로 거론하면서도 중국 중앙정부의 개입을 시사하는 구체적인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의 국가 주권 및 안보 수호 의지는 확고부동하고, 일국양제 방침 관철 의지 역시 굳건하다”면서 “어떤 외부 세력의 홍콩 간섭에 반대하려는 결심에도 흔들림 없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앞서 지난 4일 상하이에서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의 광범위한 민중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니 절대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0일 전 시 주석이 람 장관과의 만남에서 쓴 ‘가장 중요한(important) 과제’라는 표현 대신 이번에는 ‘가장 긴급한(pressing) 과제’라는 표현이 사용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중국 정부의 ‘질서 회복’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앞서 14일 글로벌타임스는 홍콩 정부가 이번 주말 통행금지령을 선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돌연 트윗을 삭제하기도 했다. 홍콩은 지난 11일부터 4일째 혼란이 계속돼 대부분의 대학에서 수업이 취소되고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등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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