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속도조절 위해 오신환과 역할분담 해석도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14일 당내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논의가 본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이뤄진 전격적 사퇴였다. 후임 변혁 대표는 1971년생인 오신환 당 원내대표가 맡는다.
유 의원의 퇴진은 우선 변혁의 얼굴을 40대로 교체해 ‘젊은 개혁 보수 정당’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취지다. 변혁은 최근 신당추진기획단 공동단장에 1971년생인 유의동 의원과 1974년생인 권은희 의원을 각각 임명한 데 이어 14일 3040세대인 1978~1988년생 7명을 신당추진기획단원으로 인선했다. 그러면서 “산업화 세대, 민주화 세대를 넘어 공정세대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변혁 회의에서 “오늘 회의를 마지막으로 변혁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변혁의 1막이 끝났다고 생각해 물러나는 것으로, 오신환 의원이 신임 대표를 맡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의 사퇴는 지난 9월 30일 변혁 대표로 추대된 이후 45일 만이다. 유 의원은 “신당추진기획단이 출범하면서 변혁도 새로운 모습, 새로운 각오로 다가가려고 한다”며 “권은희, 유의동 공동단장과 오신환 대표가 새로운 마음으로 변혁과 신당기획단을 이끌게 된 것에 대해 뿌듯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 의원의 2선 후퇴가 보수통합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당에서는 “바른미래당 유승민계가 통합 협상에서 몸값을 높이려 한다”는 불만을 품었고, 변혁 내 안철수계는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며 유 의원의 통합 구상에 반대한 터였다.
앞으로 유 의원이 보수통합을, 오 원내대표가 신당 창당을 나눠 맡기로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유 의원이 신당 창당 논의와는 거리를 둔 채 ‘친정’인 한국당과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보수통합을 추동할 것이라는 얘기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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