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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말 부산·제주 겨울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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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말 부산·제주 겨울 실종?

입력
2019.11.15 12:00
수정
2019.11.15 17:4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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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손 놓다간… 21세기 말 기온 5.2도 높아져

기상청 “우리나라 면적 52% 아열대기후로”

2013년 IPCC 5차 보고서 예상보다 더 악화된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부족하거나 사회 불균형성장이 계속될 경우 21세기 말 지구 온도는 현재보다 최대 5.2도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년 전 예상 시나리오보다 1.2도 높아진 결과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이 길어지고 부산과 제주 등에는 아예 겨울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6차 보고서 전망-기후위기와 사회적 대응방안’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기후변화 시나리오 비교ㆍ검증 프로젝트에 따라 시행됐다.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은 2021년 IPCC 6차 평가보고서 발간을 위해 국제적으로 합의한 최신 온실가스 정보인 공동사회경제경로(SSPㆍShared Socioeconomics Pathways)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산출했다. SSP는 정부ㆍ사회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수행 여부에 따라 인구, 경제, 토지 이용, 에너지 사용 등 사회ㆍ경제 지표가 어떻게 변화할지 정량적으로 분석한 기준이다.

SSP를 적용할 경우 2081~2100년쯤 전 지구의 평균기온은 1995~2014년 대비 1.9~5.2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정책이 부재하고, 화석연료 기반 성장이 계속된다면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5도 이상 더워진다는 뜻이다. 육지의 기온은 2.5~6.9도까지, 해양은 1.6~4.3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극의 기온 상승은 육지에 비해 2배 정도(6.1~13.1도) 클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13년 IPCC 5차 평가보고서의 분석보다 더 악화된 전망이다. 2013년 보고서에서는 사회ㆍ경제적 분석 없이 기후전망만 반영된 대표농도경로(RCP) 시나리오를 적용해 분석했는데, 1981~2000년 대비 2071~2100년 온도가 1.3~4.0도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새 시나리오에 따르면 2081~2100년 전 지구의 평균 강수량도 1995~2014년 대비 5~1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전망치(2~5% 증가)의 2배다. 특히 전 지구의 평균 해수면 온도가 1.4~3.7도 상승하고 해수면 고도는 52~91㎝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장은 “극지역 해빙(바다얼음) 면적도 크게 감소해 여름철 북극 해빙은 21세기 중반 이후 거의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온실가스 배출이 최악으로 치닫는 경우 21세기 말엔 여름철 남극 해빙도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1971~2000년 대비 1981~2010년 봄이 1일 짧아지고 여름은 6일 길어졌다. 인구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거대도시(메가시티)인 서울의 여름 길이는 과거 30년(1981~2001년) 대비 최근 10년(2009~2018년) 10일 더 길어졌다. 온실가스 저감 노력이 없다면 2071∼2100년에는 서울의 겨울 길이가 최근 10년보다 약 40일 짧아지고 여름은 약 40일 길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 결과 부산과 제주에는 겨울이 사라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면적 중 현재 10% 미만인 아열대기후 지역이 52%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새로운 국제기준을 도입한 이번 분석은 불확실한 기후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이 산출한 시나리오는 IPCC 6차 평가보고서에 수록될 예정이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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