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수능 이모저모… 필적 확인 문구는 박두진 詩에서
14일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둘러싼 가장 큰 궁금중 중 하나는 지난해 ‘불수능’ 논란이 올해도 재연될지 여부였다. 당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여러 배경 중 하나로 수능문제 검토진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 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출제위원단은 올해부터 검토위원 입소일을 하루씩 앞당겨 워크숍을 강화했다. 노경주 수능 검토위원장(춘천교대 사회교육과 교수)은 “(지난해와 같이) 제2외국어ㆍ한문을 제외한 모든 영역의 검토위원단을 100% 현장 교사로 구성했다”며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 응시생 ‘필적 확인 문구’는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였다. 박두진의 시 ‘별밭에 누워’에서 인용한 문구다. 수험생들은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본인 확인용으로 답안지에 필적 확인 문구를 쓰게 된다. 지난해엔 김남조의 시 ‘편지’의 첫 구절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였다. 당시 유난히 어려웠던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을 다독인 문구란 평가를 받았다.
한편 8년 만에 바뀐 ‘수능 샤프’는 수능 전부터 수험생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공개된 민트색 수능 샤프는 국내 한 필기구 업체의 제품이었다. 수능 샤프는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하자 이듬해 수능부터 교육당국이 당일 제공하기 시작했다. 2012학년도부터 지난해까지 한 차례도 업체가 변경되지 않다가 올해부터 새 업체 제품으로 바뀌었다. 감사원 감사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1학년도 수능 샤프 선정 시 국산품을 선정해야 하는 점을 어기고 중국업체에서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만들어져 값이 싼 제품을 선정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부 수험생들은 지난달 ‘바뀐 수능 샤프를 알려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교육당국선 ‘보안사항’이란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기술 전문성, 가격 등을 종합해 입찰방식으로 선정했고 (업체가) 또 바뀔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