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목선을 북측에 인계하기 위해 예인하고 있다. 해당 목선은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피 중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이 승선했던 목선으로, 탈북 주민 2명은 전날 북한으로 추방됐다. 통일부 제공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북한 선원 2명을 추방한 것을 두고 야당이 인권 침해라며 공세를 펴자 정부가 적극 해명에 나섰다. 핵심은 여러 정황상 귀순이 아닌 도피 목적으로 우리 땅을 밟은 이들을 우리 국민으로 간주할 수 없었고, 퇴거 조치는 정당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강제 북송 비판 주장을 반박하는 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이들이 ①살인 직후 어획물을 팔아 도피자금을 마련코자 북한 김책항으로 돌아가며 ‘죽더라도 조국서 죽자’고 했고 ②김책항에서 공범이 붙잡히자 우리 동해안 쪽으로 도주했고 ③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해군 단속에 불응하다 해군 특공대에 강제 나포됐다는 것이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귀순 의사를 가진 어선들이 오는 방식하곤 차이가 많다”며 “(추방의 법적 근거는) 퇴거 조치와 비슷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도피 목적으로 남하했다고 판단, 준(準)외국인으로 간주해 출입국관리법상 ‘강제퇴거’ 조항을 적용했다는 뜻이다.

북한 주민은 통상 ‘사실상 국가인 북한 국적 소유자이자, 잠재적인 대한민국 국적 소유자’란 이중적 지위를 갖고 있다. 이들이 귀순 의사를 밝히면 우리 국적을 취득하게 되며, 북한이탈주민법에 따라 정착 지원 등 혜택을 받게 된다. 특히 법조계 일각에선 헌법 제3조에 따라 북한 주민이 한국으로 오는 순간 (의사 표시와 관계 없이) 우리 국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고위 당국자는 “귀순 의사를 밝히지 않은 사람들을 우리가 (자동) 수용한다는 것은 위험하다”며 “이 경우 우리가 북한에 억류된 사람들을 돌려보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부정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이 우리 땅을 밟았다 해도 그 배경을 다각도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탈북민 출신 영화감독인 정성산씨가 ‘(북송된) 이들이 선상 살인의 주범이 아닌데도 살인범 누명을 쓰고 북송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나포한 후 분리심문을 했고, 자백 내용이 거의 동일했다”고 일축했다. 또 나포(2일)→북측에 추방의사 타진(5일)→강제북송(7일) 등 ‘초고속’ 북송 의혹에 대해선 “3일 조사하고 5일 만에 보낸 것은 평균”이라며 “3일은 결코 짧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추방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추방) 전날 발표자료까지 미리 만들었다”고 했다.

한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북한이 남측시설 철거를 압박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 문제를 협의했다. 논의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창의적 해법’과 재산권ㆍ운영권 보호 방안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산 관광 21주년 기념일(11월18일)을 불과 나흘 앞두고 이번 회동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현 회장의 방북 문제도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 회장은 지난해 금강산에서 열린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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