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쏜 영상 데이터 RGB필터가 색 입히고 투사렌즈로 확대 
가정용 프로젝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의 고화질 프로젝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LG전자가 지난 7월 출시한 출고가 589만원의 4K 프로젝터 'LG 시네빔 4K 레이저'. LG전자 제공

고된 하루 일과를 끝낸 몸을 푹신한 소파에 묻고 손에 든 맥주 한 캔을 따며 집에서 즐기는 영화 한 편.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고 집 안에서 ‘나만의 극장’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홈시네마족’, ‘홈시어터족’이란 말도 등장했다. 물론 TV로도 영화를 볼 수는 있지만 영화관의 느낌을 내기엔 화면 크기에 한계가 많았다. 그런데 집에서도 대형 스크린으로 영상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제품이 바로 ‘프로젝터’다.

프로젝터는 영상을 확대해 스크린에 비추는 기기로, 일반 TV와 달리 빛을 스크린에 뿌려주는 원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거금을 들여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살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100인치 TV보다 저렴한 가격에 100인치짜리 대형 화면을 만끽할 수 있다는 뜻이다. 프로젝터는 어떤 기술과 부품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밝기, 선명도, 제품 소형화 정도가 달라진다. 프로젝터와 스크린 사이의 길이가 짧을수록 공간 제약을 덜 받기 때문에 명암비 효율성을 높이려는 기술 개발도 치열하다.

 ◇패널이 빛 통과하거나 반사해 영상 표시 

가정에서 쓰는 홈시네마용 프로젝터는 보통 풀고화질(HD) 이상의 해상도와 1,500~4,000안시루멘의 밝기를 갖춘 제품군이다. 프로젝터는 화면을 확대해 구현하기 때문에 화면을 작게 하면 더 밝아지고 크게 하면 밝기가 떨어지는 특성이 있어 TV와 다른 안시루멘이란 밝기 단위를 사용한다. 1안시루멘은 촛불 1개 정도의 밝기와 비슷한데, 일반적으로 외부와 차단된 실내에선 400안시루멘, 일반 가정에선 600~2,000안시루멘 정도가 적당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프로젝터의 기본 원리는 영상 데이터를 빛으로 쏘고 이를 렌즈를 통해 확대해 큰 화면으로 펼쳐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상 데이터 위에 색을 표현하는데 필요한 빛의 3원색 빨강(R), 초록(G), 파랑(B) 색상을 내도록 하는 필터를 얹는다. 여기에서 빛을 쏘는 부품이 ‘광원’에 해당하고 RGB 필터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패널’, 영상을 확대해 뿌려주는 렌즈가 ‘투사렌즈’ 역할을 한다. 프로젝터 핵심 기술 광학엔진모듈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프로젝터 구동원리

마이크로 패널은 전달 받은 빛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결정한다. 패널 종류는 크게 LCD(액정표시장치), LCoS(실리콘상층액정), DLP(디지털광원처리) 3가지로 나뉜다.

LCD 패널은 투과형 액정을 이용해 빛을 투과 또는 차단시키는 방법으로 영상을 표시하게 된다. 대부분 R, G, B 각각의 패널을 사용해 총 3개 패널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제품의 크기는 커지지만 색을 더 깨끗하게 구현하는 색재현율이 높다. LCoS 패널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특수 거울과 액정을 올리는 방식으로, 들어오는 빛을 반사시킨 뒤 3색 필터를 거쳐 영상을 표시한다. 패널 1개만 쓰면 되기 때문에 작은 제품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 마지막 DLP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초미세 반사거울 수십만 개가 촘촘히 박혀있다. 이 초미세 반사거울이 끊임없이 각도를 조절하면서 빛을 반사하거나 차단한다. 초미세 반사거울이 각 픽셀 하나씩을 담당하기 때문에 선명도가 높고 역시 패널 1개만 들어가 소형화가 가능하다.

 ◇절대강자 일본 흔들…‘가성비’ 경쟁 시작됐다 

광원은 패널까지 영상을 빛으로 쏴주는 역할을 한다. 광원 종류는 램프, 발광다이오드(LED), 레이저 등이 있다. 지금까지는 수은램프 또는 제논램프가 가장 많이 쓰였다. 램프는 강력한 빛을 낼 수 있지만 충분한 양의 빛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빛을 내는 촉매가 떨어지면 수명이 다해 30만~50만원 정도를 들여 램프를 교체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 단점을 해결해 요즘 각광받는 방식이 레이저다. 레이저는 즉각적으로 빛을 쏠 수 있는데다 정확히 RGB 빛을 만들어낼 수 있어 전력 소모가 낮다. 일반적으로 램프 수명이 3,000~5,000시간인 반면 레이저는 2만시간에 달한다. LED 광원은 RGB 색을 각각 발광시키는 방식이라 색재현율이 좋고 수명도 3만시간으로 길다. 다만 LED가 발광하는 면적을 넓혀야 밝기가 높아질 수 있는데 아직까진 넓은 면적에서 나오는 빛을 마이크로 패널에 모아주는 기술이 부족해 밝기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프로젝터 투사비율

벽과 프로젝터 사이 길이를 결정하는 투사 비율은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로젝터 구매 요소 중 하나다. 투사 비율은 투사 거리를 화면 가로 길이로 나눈 값이다. 투사 비율 1은 일반투사, 0.38 이하는 아주 짧은 거리에서도 대형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초단초점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프로젝터 시장 절대 강자는 엡손,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해상도 프로젝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변화가 생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PMA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514대에 불과했던 국내 4K(울트라HD) 프로젝터 시장 규모가 지난해 5,066대로 늘었고 올 상반기에만 3,475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LG전자가 국내 4K 프로젝터 점유율 1위에 올라섰고, 올해 8월부터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LG전자 4K 프로젝터 주력상품인 ‘LG 시네빔 4K 레이저’는 벽에서 9.8㎝만 떨어뜨려도 100인치 화면을 구현해 프로젝터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탔다. 2,000만~8,000만원에 달하는 소니 가정용 프로젝터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589만원)도 화제가 됐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로젝터는 광원, 패널 등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4K 프로젝터도 레이저, LED 등 다양한 타입의 제품군을 구성했다”며 “전 세계 프로젝터 시장에서 가정용 제품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의 제품을 내놓는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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