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쇼핑몰 판매, 보유자 사용 즉각 중지” 권고
해외직구 자외선 차단제(선크림) 3개 제품에서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을 일으킨 성분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이 해외직구 제품 8종을 포함한 국내외 화장품 11종을 대상으로 시험검사를 실시한 결과, 해외직구 선크림 3개 제품에서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성분이 검출됐다. MIT는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시켜주는 살균보존제 성분으로 직접 노출될 경우 피부 및 호흡기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살충제로 등록된 자극적인 흡입 독성물질이자, 우리에겐 폐질환을 일으켜 영유아와 어린이, 임산부 등이 대거 사망한 가급기살균제 사망 사건의 원료 물질로 악명 높다. 현재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MIT는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로 분류돼, 사용 후 씻어내는 제품에 한해 0.0015%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 MIT 성분이 검출된 해외직구 선크림 제품들은 규정상 사용 후 씻어내는 제품이 아닌데다, 함량도 최소 0.0067%에서 최대 0.0079% 수준으로 검출됐다. 3개 제품 가운데 ‘오스트랠리안 골드(Australian Gold)’에서 MIT가 0.0067% 검출됐고, ‘수퍼굽(Supergoop!)’과 ‘세라베(CeraVe)’에서도 각각 0.0079%, 0.0068%가 검출됐다. 다만 3개 제품 모두 제품 라벨에 해당 성분을 표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MIT 성분이 검출된 제품을 해외직구 서비스를 통해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에 판매중지 등 자발적 시정을 권고했고, 해당 업체는 이를 수용해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MIT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는데도 포장지에 성분이 포함됐다고 표시한 헤어로션 제품 1종에 대해서는 표시 개선을 권고했다.
다만 해당 제품이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에 반입되면서 정확한 사용량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해당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는 즉시 사용을 중단하라고 주문했다.
김선환 소비자원 위해관리팀장은 “제품 공식 홈페이지나 판매 페이지 등을 통해 원료명과 성분명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외직구 제품은 정식 수입제품과 달리 제품의 품질검사 등 안전성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우므로 가급적 정식 수입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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