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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부정입찰 의혹제기 했다가 폭언과 협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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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부정입찰 의혹제기 했다가 폭언과 협박만…

입력
2019.11.14 18:26
수정
2019.11.1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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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연합뉴스

“미친X이네”, “매형이 변호사인데 무고죄가 뭔지를 알려주겠다. 사업지연 보상도 다 해라… 한번 해보자”, “(사업)다신 안 할거야”, “지금 어디서 이 따위(의혹제기)로 하고 있어”

한국전력 사업부서 담당자가 20억원대의 사업에 대해 부정입찰 의혹을 제기한 사업주에게 폭언과 협박까지 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 직원은 사업주가 신청한 정보공개와 자료제출 청구까지 철회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아이티스테이션 등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달 1일 사업비 총 24억8,000여만원 상당의 내부망 사용자 중심의 PC보안관리 고도화 사업 물품구내 입찰과 관련, 이틀간 입찰 시연회를 개최하고 10일 참여업체 4곳 중 한 업체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 입찰에서 탈락한 아이티스테이션은 다음날인 11일 한전 감사실과 자재처에 이의신청 공문을 접수했다가 날벼락을 받았다. 이 회사 대표 A씨와 직원은 이날 오전 9시34분부터 오후 5시 48분까지 한전 입찰 담당자에게 수 차례에 걸쳐 휴대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미친X’ 등 인간 이하의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A씨는 한전 관계자로부터 “다시는 안 볼라고… 한전에 내가 담당하는 한 절대 안 만나준다는 등의 협박과 이의신청 철회 요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이번 입찰에 선정된 B사 시연회에 부적격자가 들어와 설명한 정황과 타 경쟁업체보다 30분가량 시간을 더 준 점 등 입찰 과정의 문제점과 허위 사업실적 제출 의혹 등을 제기했다.

A씨는 “입찰 시연과정에서 몇 가지 부당한 사례가 있어 감사부서가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줄 것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협박뿐이었다”며 “제대로 경쟁도 못해보고 입찰에 떨어진 것도 억울한데 욕까지 얻어 먹어 한동안 아무 일도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한전 감사실도 감사 착수 대신 서류검토만 마친 뒤 입찰 담당자에게 의혹을 제기한 민원기업에게 직접 설명하라는 지시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입찰과정을 촬영하기 위해 기기도 준비했지만 인원부족으로 촬영하지 못한 것 등 일부 미흡한 점은 있지만 부정입찰은 아니고 내 목소리가 커서 (갑질)오해를 일으킨 것 같다”며 “감사실 직원이 입찰과정에 입회했고, 서류 조사도 마친 후 민원 처리 통보를 해당 부서에서 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해명했다.

A씨는 “국회 민원실 등을 통해 받은 답변자료들까지도 실제로 사실과 다르다”며 “한전이 비리백화점이 아닌 최대 국영 기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려면 한 점 의혹 없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중징계를 받은 한전 직원은 무려 346명이며 감봉 196명, 정직 91명, 해임 59명 등으로 나타났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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