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포기, 부정행위로 퇴실 등 사연 줄이어
14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로 시험을 못 볼뻔한 사례가 잇달았다.
강원 춘천의 한 고교에 재학 중인 수험생 A양은 수능 전날 밤 복통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맹장염 진단을 받았다. 응시를 포기할 수 없었던 A양은 도 교육청과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교육청은 수능 날 A양이 입원한 병원 응급실에 격리 병상 시험장을 설치하고, 경찰관 1명도 배치했다. A양은 시험을 마친 후 맹장염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대전에서는 KTX를 놓친 수험생이 코레일과 경찰의 도움으로 시험에 응시한 사례도 나왔다. 이날 동대구역으로 가는 열차를 놓친 B군은 다음 열차를 탔지만 오전 8시10분 입실시간까지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았다. B군은 오전 7시50분쯤 대구수능본부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수능본부는 B군을 안심시키고 경찰과 동대구역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원래 가기로 한 시험장이 아닌 동대구역에서 가장 가까운 시험장에 입실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동대구역은 해당 열차가 연착 없이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경찰은 동대구역에 경찰차를 대기시켜 B군이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할 수 있게 도왔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시골마을에서는 소년가장 수험생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 도심 고사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충북 충주 소태면의 한 마을에 사는 C군은 충주 도심 고사장까지 가기 위해 버스를 두 차례 갈아타고 2시간 넘게 이동해야 했다. C군은 70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으며, 가정 형편이 넉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아침 시험을 보러 갈 길이 막막했던 C군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충주경찰서 엄정지구대는 C군을 태우고 27㎞ 거리에 있는 고사장 충주고까지 호송했다.
시험을 포기하거나, 부정행위로 퇴실 당해 시험을 아예 치르지 못한 사례도 있다. 광주에서는 시험을 치르던 수험생이 수학 시간 도중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눈의 통증을 호소해 퇴실 후 안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부산 금정구에서는 2교시 종료 종이 울렸는데도 답안을 표시한 수험생이 부정행위로 퇴장 조치를 당했다.
온라인에는 실수로 저지른 부정행위로 퇴실 당한 사연도 올라왔다. 이날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에어팟 부정행위로 퇴실 조치됐다”며 수험번호와 시험 시간표가 적혀 있는 수험표 사진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국어시간 12번 문제를 푸는데, 주머니에서 에어팟이 툭 떨어지는 바람에 부정행위로 간주됐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샀다.
한국일보 이슈365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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