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 책임’ 대신 ‘피의자 인권’ 택한 조국… 비공개 검찰 출석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공인 책임’ 대신 ‘피의자 인권’ 택한 조국… 비공개 검찰 출석

입력
2019.11.14 11:19
0 0
검찰이 14일 부인의 차명 주식투자와 자년 입시비리 등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장관을 비공개 소환해 조사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홍인기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결국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대신, 개별 피의자로서의 인권을 택했다. 검찰청에 출두하면서 국민들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보다는, 비공개로 나와 자신의 검찰 조사에 집중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14일 오전 9시35분 조 전 장관을 소환해 변호사가 입회한 상태에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통상 피의자들은 물론, 검사와 민원인이 사용하는 검찰청사 1층 로비가 아닌 지하주차장 통로를 이용해 조사실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조 전 장관이 이날쯤 소환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검찰은 극도로 말을 아꼈지만, 조 전 장관 주변에서는 이미 출석 조율을 끝낸 뒤 소환 통로를 논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언론의 관심은 조 장관이 어떤 경로를 통해 검찰청에 출두할 지였다. 부인 정경심(57ㆍ구속기소) 동양대 교수처럼 비공개로 출석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공인이라는 점에서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뒤 1층 로비를 통해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좀 더 많았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결국 자신의 모습이 공개되지 않는 쪽을 택했다.

이날 검찰 현관 앞엔 별도의 포토라인이 설치되지 않았지만, 수십명의 기자들이 오전 일찍부터 나와 조 전 장관을 기다렸다.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도 나왔다. 검은색 패딩을 입은 지지자들은 ‘기적’과 ‘희망’이라는 꽃말을 가진 파란 장미를 들고 조 전 장관을 응원하기 위해 기다렸다.

조 전 장관이 비공개 소환을 택한 것은 외부에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피의자 방어권 행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자신이 기자간담회나 인사청문회에서 해명해 왔던 것이 검찰 수사 결과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조계에선 조 전 장관이 사퇴 전까지 추진한 ‘포토라인 폐지’에 첫 수혜자가 결국 조 전 장관 자신이 됐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온다. 법무부가 내달 시행 예정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은 공개소환을 금지하고 출석 장면 촬영을 일체 허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공적 인물’이나 ‘경쟁으로 인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는 경우’ 촬영할 수 있도록 한 기존의 예외규정을 아예 없앴다. 또 당사자가 ‘명시적 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실질적’으로 초상권이 보호되도록 조치를 취하하도록 했다. 앞서 검찰 관계자는 “수사 공보 관련 상황이 최근 한 두 달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그런 점도 참조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미란다 원칙, 오제이 심슨 판례 등이 세계적으로 참고할 만한 판례가 된 것은 모두 일반인 피의자에 대한 판결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독 공인이나 권력자에 대한 사건에서 피의자 인권이 진전된다”고 꼬집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엣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