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의 출근길 승용차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이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4일 현존자동차방화 혐의로 기소된 남모(75)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남씨는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이 탄 차량에 페트병으로 만든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화염병은 김 대법원장의 차량에 맞아 조수석 쪽 뒷바퀴에 불이 붙었다. 현장에 있던 법원 보안요원들이 소화기로 불을 꺼 인명 피해는 없었다.
강원도 홍천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며 축산물 친환경인증 사료를 제조ㆍ판매하던 남씨는 2013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친환경인증 부적합 통보를 받은 뒤 영업에 어려움을 겪다 농장 전체가 경매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남씨는 정부 처분에 반발하며 민사소송을 냈지만 2심까지 패소하자 작년 9월부터 석 달 간 1인 시위를 했다. 남씨는 같은 해 11월 16일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고, 11일 뒤인 같은 달 27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남씨는 재판에서 “사법권 침해에 항의하는 정당행위이며, 실제 차량이 탄 것도 아니니 미수에 그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1ㆍ2심은 “민사재판에서 남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 부당한 권리 침해라고 볼 수 없고, 이에 대한 불만을 알리려고 사람이 탄 차량에 불을 지르는 행위를 정당행위로 볼 수는 없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남씨의 미수 주장에 대해서도 “사고 차량은 단순히 그을린 정도가 아니라 불 타 일부가 파손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도 하급심의 이 같은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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