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안 열리면 대화 기회 사라져”… 대미 무력 시위 재개 시사 
북한이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통신이 이날 공개한 시험 사격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미국과 비핵화 협상 중인 북한이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한으로 연말을 제시했다. 그때까지 미국이 자기들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 대결할 준비도 돼 있다고 경고하면서다.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포함한 대미 무력 시위 재개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친북 매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3일 기사 ‘조선(북한)의 실천, 대화에도 대결에도 준비되어 있다’에서 “최고 영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4월 12일)을 통해 미국에 주어진 대화의 시한부는 올해 말”이라며 “그때까지 미국이 조선 측과 공유할 수 있는 문제 해결의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수뇌(정상) 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대화의 기회는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선은 인내심을 가지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는 한편 (김 위원장의 올해 초) 신년사에서 언명된 ‘새로운 길’을 가는 준비도 갖추고 있다”며 “공개된 주체무기들의 위력이 증명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내용으로 미뤄볼 때 ‘새로운 길’은 핵ㆍ재래식 무기를 막론한 대미 군사력 강화 및 과시다. 신문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과 한미 연합 군사연습의 지속을 쉽게 변하지 않는 패권국가 미국의 본성이라고 규정한 뒤 “힘에는 힘으로 맞설 수밖에 없으며 적대국의 전쟁 위협을 저지 파탄시키는 현실적인 방도는 상대가 위협으로 간주하는 막강한 군사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사에서 주로 거론된 군사력은 전략 무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위력이 떨어지는 전술 무기들이다. 신문은 “조선은 조미(북미)관계 개선을 향한 신뢰 구축 조치로서 핵 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 발사를 중지하였으나 올해 들어 신형 전술유도무기나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 초대형 방사포 등의 시험 사격을 연달아 진행하였다”며 특히 8월 이후 세 차례 시험 사격된 초대형 방사포의 경우 사거리가 기존 방사포에 비해 크게 늘고 정밀 유도 기능도 갖춰 경기 평택시 소재 주한미군 기지(캠프 험프리스)를 사정권 안에 둘 수 있을 뿐 아니라 비(非)군사시설에 피해를 주지 않고 군사 시설만을 조준 공격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렇다고 핵 탄두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략 무기의 사용 가능성을 닫아둔 건 아니다. 신문은 지난달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시험 발사한 일을 환기시킨 뒤 “(ICBM 외에) 또 하나의 핵 전쟁 억제력을 과시하여 대화와 대결의 양자택일에서 미국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였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 국가 핵 무력 완성 선언 뒤 시험 발사를 중지하고 있는 ICBM 발사까지 SLBM 발사와 더불어 활용 가능한 다음 카드로 남겨둔 것이다.

그러나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메시지 톤은 연말이라는 시한의 엄중함을 강조하기 위해 강화한 듯하다”며 “실제로는 연내 북미 정상회담 성사가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사실을 자기들도 알고 있는 만큼 연말을 넘겨서도 협의를 지속할 용의가 있음을 표시할 수 있도록 명분을 달라고 미국에 촉구하려는 의도가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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