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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군제에 웃은 한국 기업들…사드 여파 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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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군제에 웃은 한국 기업들…사드 여파 사라졌나

입력
2019.11.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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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과 화장품, 식품을 중심으로 한국 제품들이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서 기록적인 판매 실적을 올렸다.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에 따른 ‘한한령’(限韓令)이 해소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0시부터 자정까지 24시간 동안 진행된 광군제에서 1억위안(약 166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브랜드에 한국산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전자제품과 화장품, 식품 브랜드들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활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니아대우는 광군제 하루 동안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를 2만6,000대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평소 한달 판매량의 5배에 가까운 매출로, 4초에 1대꼴로 팔린 셈이다. 쿠쿠의 중국 법인 청도복고전자는 광군제 기간 중국 내 주요 인터넷몰에서 전기압력밥솥 매출이 전년의 약 30%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화장품의 약진은 특히 두드러졌다. 애경산업이 중국 온라인몰인 티몰의 애경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광군제 하루에 총 92억원의 화장품 판매고를 올렸다. 판매 시작 50분만에 지난해 광군제 판매액을 뛰어넘으며 전년 대비 371% 높은 실적을 냈다고 애경산업 측은 설명했다.

닥터자르트는 광군제 당일 중국 알리바바 쇼핑몰에서 약 177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광군제 사전 온라인 예약판매 기간 3일만에 지난해 광군제 매출을 이미 달성했고,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95% 성장했다. LG생활건강 화장품도 대표 5개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의 187%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중국 광군제에서 25만2,000개가 팔리는 기록을 세우며 지난해보다 실적이 298% 증가한 LG생활건강 화장품 브랜드 '후'의 '천기단 화현' 세트. LG생활건강 제공
지난 11일 중국 광군제에서 25만2,000개가 팔리는 기록을 세우며 지난해보다 실적이 298% 증가한 LG생활건강 화장품 브랜드 '후'의 '천기단 화현' 세트. LG생활건강 제공
농심이 지난 11일 광군제 때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판매한 제품들. 농심 제공
농심이 지난 11일 광군제 때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판매한 제품들. 농심 제공

‘신라면’과 ‘너구리’, ‘안성탕면’ 등 인기 제품 8종으로 구성한 ‘라면 패키지’를 앞세운 농심은 광군제에서 온라인 매출 약 11억6,000만원을 올리며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지난해 광군제 매출보다 40% 성장한 수치다.

국내 유통업계에선 중국 내 온라인 사업 비중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는 점이 올 광군제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광군제에서 우리나라 브랜드들의 선전을 사드 갈등 여파에 따른 한국이나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감이 줄어들었다는 신호로도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최신 온라인 트렌드에 맞춰 현지 인플루언서 왕훙을 활용하는 등 중국 맞춤형 마케팅에 집중한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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