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세수 확보 어려움 등을 들어 내년도 문화예술단체 지원 예산을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이자 문화예술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문화예술인들은 시가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축소하고, 문화예술인들을 홀대하는 등 ‘문화도시 조성’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올해 14억1,000만원 규모(5개 항목)로 편성했던 문화예술단체 지원 예산을 7억여원으로 축소하는 내용 등이 담긴 내년도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는 세수 감소 등의 이유로 내년도 예산을 긴축 편성하면서 각 사업별 예산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실제 시는 세수 감소 등으로 재정상황이 어려워지자 내년에 700억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하는 것은 물론, 시중은행에서 차입까지 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찾아가는 문화활동, 생활문화예술활동 등 문화예술인들의 저변 확대를 위해 지원하는 ‘문화향유 활동지원’ 예산은 2억7,000만원에서 내년에는 1억원으로 63%나 삭감됐다.
이 사업 지원 예산은 37개 지역 예술단체에 가입한 세종문화예술단체연대 입장에선 특히 중요하다. 올해 회원들이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지원받아 공연과 전시, 발표회 등을 여는 등 시민들과 직접 호흡하는 문화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은 각각 2개에 불과했지만 문화향유활동지원을 통해 활동한 단체는 9개나 됐다.
지역문화예술인들은 ‘문화도시 조성’을 시정 주요 목표의 하나로 삼은 세종시가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에 분통을 터뜨리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세종문화예술단체연대(상임대표 이재일ㆍ세종문화연대)는 13일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문화예술 정책과 예산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세종문화연대는 “내년 재정운영 방향을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된 분야는 충분히 반영하고, 불요불급한 부분은 조정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설정했다는데, 그렇다면 문화예술지원사업을 반 토막 낸 것은 불요 불급하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효율적인 세종축제에 대한 체계적인 수행계획과 예산 조정, 세종아트센터 중소건립장 건립 계획 등 공연ㆍ전시장 계획, 문화예술지원 사업에 대한 예산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동학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해 “문화예술분야 예산이 부족하다는 부분에 공감한다”면서도 “내년 세종시 재정 상태가 녹록하지 않은 점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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