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시위 현장, 구경하지도 촬영하지도 말라” 
홍콩 시위가 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추락사 대학생' 추모시위 중 경찰이 쏜 최루탄 가스에 시위대와 취재진이 휩싸여 있다. 홍콩=AFP 연합뉴스

홍콩에서 시위대와 무장 경찰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현지 교민, 여행객 등 우리 국민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 홍콩 대한민국 영사관은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경찰과 시위대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어 우리 국민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주의사항을 발표했다. 우선 영사관은 “검은 옷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 검문ㆍ검색을 받거나 시위대로 오인돼 경찰에 체포될 수도 있다”며 “복면금지법에 따라 경찰이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이에 따라야 하고, 불응할 경우 체포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시위 장면을 촬영하는 경우 사복 경찰로 오인될 수 있어 절대 핸드폰 등으로 시위대를 촬영하지 말아달라. 외국 관광객이나 홍콩인이 시위대를 촬영하다 폭행을 당한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위대가 있는 곳에서 시위를 비난하거나 시위에 대한 정치적 견해를 표시하지 말아달라. 한국어를 이해하는 홍콩 사람이 의외로 많아 이로 인해 시위대와 충돌이 발생해 예기치 않은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시위로 인한 지하철 등 교통편 운행 중단, 항공편 결항이나 지연, 관광지 및 상점 폐쇄 등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홍콩에서 한 시위자가 경찰이 쏜 총에 맞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12일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콩 여행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도 홍콩 대학 캠퍼스 등 홍콩시내 곳곳에서 충돌 사례가 발생해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홍콩 시위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시위 지역만 피해 다니면 됐고, 주말 외출만 삼가면 일상생활에 와 닿을 정도는 아니었다. 학생이 경찰이 쏜 총을 맞고 쓰러지고, 며칠 전 또 다른 학생이 총을 맞은 이후로는 시위가 엄청나게 격화돼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하루 종일 난리”(pa****)라는 누리꾼의 글이 화제가 됐다.

또 다른 누리꾼(da****)은 “시위가 거의 없었던 지역인데, 퇴근길에 도망가는 시위대와 쫓아가는 경찰 중간에 끼어 하마터면 휘말릴 뻔 했다”며 “현재 시위 상황은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홍콩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외모가 다른 서양인들도 경찰에게 공격을 당한다” 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경찰도, 시위대도 외모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시위 현장을 마주치더라도 구경하거나 촬영하지 말고 최대한 피하라”고 조언했다.

“상황이 어찌 바뀔지 아무도 모르지만 위험한 상황임은 분명하다. 상황을 주시하면서 다녀야 한다”(ke****), “어느 날은 평화로운 일상이다가 어느 날은 교통이 마비되고 최루가스가 눈 앞에서 터지기도 한다.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jl****) 등의 글도 올라왔다.

앞서 11일 홍콩에서 무장하지 않은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12일 홍콩 중문대 등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 학생과 경찰이 충돌했다. 홍콩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이날 여러 대학 학생들은 교내에서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교내까지 진입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또 이날 저녁 도심에 위치한 한 상점과 쇼핑몰 내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불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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