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내에서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몽골 헌법재판소장이 약식 기소됐다.
인천지검 외사부(부장 양건수)는 드바야르 도르지(52ㆍOdbayar Dorj) 몽골 헌법재판소장을 강제추행과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벌금 7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도르지 소장은 검찰이 구형한 벌금 700만원을 선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르지 소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8시 5분쯤 몽골 울란바토르를 떠나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여성 승무원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몽골에 돌아가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몽골 국적 다른 승무원을 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해당 승무원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 경찰이 협박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도르지 소장이 외국인이어서 정식 재판에 회부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을 경우 처벌 실효성이 떨어지는 점, 그가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약식 기소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해왔다. 강제추행죄 법정형은 1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 벌금이지만 단순 강제추행죄 경우 통상 벌금형이 선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보안법 위반은 징역형 없이 벌금형만 선고된다.
도르지 소장은 현장에서 사법경찰 권한이 있는 항공사 직원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에 넘겨졌다. 그러나 그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면책특권을 적용 받는다는 주한 몽골대사관 측 주장을 경찰이 받아들여 풀려난 뒤 발리로 출국했다가 지난 6일 재입국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이달 15일까지 출국 정지돼 한국에 머물러 왔으나 벌금을 선납하면서 출국 정지 조치가 해제돼 곧 출국할 예정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