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를 우려하며 우회적으로 우리 정부에게 연장할 것을 압박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2일 경기 평택시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의 근본 원칙은 한국과 일본이 어쩌면 역사적 차이를 뒤로하고 지역 안정과 안보를 최우선에 뒀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지역에 던진 것”이라며 “안정적이고 안전한 동북아시아를 만드는 데 있어서 우리는 함께하면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소미아가 없으면 우리가 그만큼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잘못된 메시지 수신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동북아 지역을 언급한 것으로 미루어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를 포괄적으로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최근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틀어지면 북한과 중국만 좋은 것”이라며 “원만하게 해결될 필요가 있는 동맹 내 마찰지점이며 우리는 동맹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마찰 지점들을 통과해야 한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어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선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최근 ‘한국 정부는 더 낼 능력이 있고 더 내야 한다’고 말했는데 나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이 고용하고 있는 한국인 직원 9,200명의 급여 중 약 75%가 방위비 분담금에서 나오니 “한국 납세자의 돈으로 한국인의 급여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담금의 나머지는 “주한미군의 군수 또는 새로운 시설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한국인에 지급하는 돈”이라고도 했다. 당연히 받아야 될 돈을 받는 것이라는 투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방위비분담 협상에 대한 평가가 잘못된 정보(not well informed)에 근거한 경우가 많다”면서 “많은 돈이 걸린 정부 간 협상을 완전히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겠지만, 지금 나오는 추측의 다수는 잘못된 정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은 시기가 아닌 조건에 기반하는 것”이라며 “한미 양측은 양국 국방부 장관이 2013년 합의하고 2015년 문서로 서명한 계획에 따라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3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 양국이 합의했든 전작권 전환은 ‘조건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시기를 특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 들어 12차례 실시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및 발사체 발사에 대해선 “올해 우리가 본 미사일 시험은 한반도의 지속적인 긴장 완화 분위기(데탕트)에 기여하지 않는다”며 “미사일 시험이 우리 외교관들의 매우 중요한 업무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국방부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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