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의 서사가 캐릭터 포스터에도 잘 담겼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제작 수키컴퍼니, 연출 노우성) 측은 오는 14일 1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13일 작품의 결을 그대로 녹여낸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공개된 캐릭터 포스터는 ‘여명의 눈동자’ 서사의 중심에 서 있는 여옥, 대치, 하림, 동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원작 드라마의 명장면을 연상시키는 철조망과 극 중 인물들의 지난한 삶을 상징하는 듯한 거친 나무를 배경으로 작품의 특유의 분위기를 오롯이 담아내 눈길을 끈다.
먼저 ‘여명의 눈동자’에서 중국 남경 부대에 위안부로 끌려가 대치와 하림을 만나는 윤여옥 역의 김지현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 듯한 슬픈 눈빛으로 질곡 있는 삶을 살아야 했던 여옥의 비극적인 운명을 표현했으며, 최우리는 가냘퍼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단단한 눈빛으로 강인함과 여린 여옥의 양가적인 면모를 완벽히 담아냈다. 또한 박정아는 남루한 차림이지만 호소력 짙은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어 여옥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사진 한장으로 그려내 그들이 선보일 3인 3색의 여옥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극 중 일본군으로 징용된 남경 부대에서 운명의 여인 여옥과 만나지만 곧 버마 전투에 끌려가며 그녀와 헤어지는 최대치 역의 테이는 찌푸린 미간과 얼굴 가득한 상처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만 소중한 사랑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치를 완벽하게 표현했으며, 온주완은 한 손에는 총을 든채 깊이 있는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어 대치의 깊은 고독을 담아냈다. 오창석은 강렬한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해 운명적인 사랑을 나눈 여옥을 되찾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걷는 대치의 서사를 그려냈다.
한편, 동경제대 의학부 출신의 군의관으로 근무하다 여옥을 만나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는 장하림 역의 마이클리는 말쑥한 군복 차림과는 대비되는 쓸쓸함이 느껴지는 눈빛과 표정으로 하림의 슬픈 사랑을 표현했으며, 나무에 걸터 앉아 편지를 소중히 쥔 채 눈물 맺힌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이경수는 여옥에 대한 하림의 그리움을 여실히 담아냈다.
이어, 대치와 학도병으로 함께 징병되어 끝까지 함께하며 우정을 지키는 권동진 역을 맡은 정의제는 미소 띤 얼굴로 정면을 응시해 순수했던 시절의 동진을, 한상혁(빅스 혁)은 혼란스러움이 느껴지는 눈빛으로 일제 강점기를 지나 동족 상잔의 비극까지 겪어야 했던 동진을 각각 표현했다.
‘여명의 눈동자’는 1991년 방영 당시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으며 ‘국민 드라마’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수작이다. 특히,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일제 강점기인 1943년 겨울부터 한국 전쟁 직후, 동아시아 격변기 10년을 배경으로 지난한 시대를 살아내야 했던 세 남녀의 인생과 사랑을 통해 한민족의 가장 아픈 역사를 그대로 담아내 올해 상반기 초연 당시 큰 호응을 받았다. 관객의 마음을 두드리는 강렬하면서도 애절한 연출과 선율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었다.
2020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돌아올 '여명의 눈동자'는 내년 1월 2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이에 앞서 14일 오후 2시부터 1차 티켓 예매가 시작된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