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주 KCC와 원주 DB의 경기에서 KCC 이대성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아주 잘 되거나, 못 되거나 둘 중 하나일 거예요.”

프로농구 ‘슈퍼팀’을 꾸린 전주 KCC를 이끄는 전창진 감독은 1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전에 앞서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을 토로했다. 전날 울산 현대모비스와 트레이드 ‘빅딜’로 국가대표 가드 이대성(29)과 라건아(30)를 품어 꿈의 라인업을 완성했지만, 호흡을 맞춘 시간은 11일 1시간, 경기 당일 30분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갑자기 관심을 받게 된 팀이 됐다”며 “무척 부담스럽다”고 했다. 든든한 동료들을 맞은 KCC의 에이스 이정현(32)도 “하위권 평가를 받았던 팀이었는데, 멤버가 좋아졌다”면서 “부담되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성과 라건아에 기존 주축 멤버 이정현, 송교창(23)이 함께 코트를 누비는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은 4,147명 만원 관중을 이뤘다. 홈 개막전에 이은 KCC의 시즌 두 번째 매진이다. 취재진 또한 쏟아지자 이상범 DB 감독은 “마치 챔피언 결정전 같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6년간 정든 현대모비스를 떠나 KCC 유니폼을 입은 이대성 역시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대성은 “경기장에 들어올 때 나도 모르게 원정 라커룸으로 갔다”며 웃은 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했다. 무조건 우승”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KCC가 기대했던 초호화 라인업의 시너지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KCC는 3연패 중인 DB에 77-81로 분패했다. 시즌 성적은 8승6패로 단독 3위 자리를 DB(8승5패)에 내주고 한 계단 내려앉았다. 이정현과 라건아는 각각 22점 5리바운드, 22점 15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고, 송교창 역시 17점 5리바운드로 분투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이대성이 무득점으로 침묵한 것이 뼈아팠다. 이대성은 27분12초를 뛰면서 2점슛 2개와 3점슛 8개를 던졌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대성이 무득점에 그친 건 이번 시즌 처음이다. 전날 교체 외국인 선수로 2017~18시즌 이후 2시즌 만에 KCC로 복귀한 찰스 로드는 7분27초 동안 5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전 감독은 “(이적생들이) 시간이 짧아 팀 패턴을 이해하기도 힘들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적응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대성의 침묵에 대해선 “몸도 안 좋고,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상황을 알아챘는데 못 뺀 것이 내 실책”이라고 했다.

DB는 KCC와 경기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뒷심을 발휘했다. 75-75로 맞선 종료 2분6초 전 김태술의 뱅크슛으로 균형을 깬 DB는 이후 수비에서 이대성의 3점포가 빗나가며 다시 기회를 잡았다. 이어진 공격에서 김민구가 중거리 슛을 꽂아 승기를 잡았다. 반격에 나선 KCC는 라건아와 이대성이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해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DB는 김민구(11점), 치나누 오누아쿠(14점), 김종규(11점), 허웅(11점)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고른 선수가 활약했다.

전주=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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