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불출마 재확인 “중진 용퇴, 대선주자급 수도권 출마를”
‘보수 통합 촉진자’ 나서는 것엔 바른미래당 시선 엇갈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토론,미래: 대안찾기’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품위 있는 퇴장을 함으로써 보수 통합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던진 말이다. 김 의원이 언급한 ‘품위 있는 퇴장’은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선언한 21대 총선 불출마다. 김 의원은 요즘 ‘보수 통합의 촉진자’를 자처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1980년대 정치를 시작한 그는 당내 최다선(6선) 의원이다.

김 의원은 당의 금기나 다름 없는 ‘중진 용퇴론’도 거침 없이 제기했다. 그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 연구 모임 ‘열린토론, 미래’의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억울하겠지만 책임 있는 중진들은 이번 선거에서 쉬어야 한다”고 했다. 또 “책임 있는 중진들의 소명은 자기를 죽여서 나라를 살리는 것”이라며 “총선 승리를 위한 보수 통합을 위해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이를 기쁜 마음으로 수용하고 개인적 명예는 접어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총선 출마를 놓고도 “스스로 주자라 여기는 사람은 통합된 정당에 공을 세워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거물을 잡겠다는 의지로 수도권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겐 보수 진영이 현재 구도로 분열한 데 대한 책임이 일부 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인 2016년 말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개혁 보수를 내걸고 바른미래당의 뿌리인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탄핵 찬성파였던 김 의원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및 측근들과 불화한 끝에 2017년 말 약 10명의 측근 의원들을 이끌고 한국당으로 복귀했다. 김 의원의 보수 통합 노력이 ‘결자해지’ 차원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김 의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이 정계 은퇴로까지 해석되진 않는다. 그가 보수통합 국면에서 무게감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따라 그의 정치적 미래가 달려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예비후보들이 공평하게 참여하는 ‘총선 후보 국민경선’ 카드까지 제시하며 통합의 촉진자로 나서는 것에 대한 바른미래당의 시선은 엇갈린다. 유승민계 한 의원은 “수십 년 정치 경험에서 누적된 정치 DNA를 지닌 김 의원이 타협과 절충 능력이 탁월한 건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의원은 “김 의원과 유 의원은 1대 1 대화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전히 잘 맞지 않는 관계”라며 김 의원의 역할에 회의론을 표했다.

공교롭게도 보수통합 채널로 김 의원을 미는 권성동 한국당 의원의 속내가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권 의원이 이날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내 통합추진단장에 내정된 5선 원유철 의원은 적합하지 않으며, 김 의원이 적임자’라는 취지로 조언한 것이 취재진 카메라에 잡힌 것. 권 의원은 “원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그렇게 신뢰하는 분은 아닌데, 황 대표가 그 관계를 잘 모를 듯해 정보 제공 차원에서 보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그는 보수 통합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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