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주공5단지 전경. 연합뉴스

올해 전국에서 새로 공급된 아파트 3채 중 한 채는 재개발ㆍ재건축을 통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서는 새 아파트 10채 중 8채 가까이가 정비사업에서 나왔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정비사업이 지연될 경우 향후 공급 물량이 대폭 줄어드는 ‘절벽 현상’이 더 심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분양물량 26만4,487가구 중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 물량은 7만4,748가구로 전체의 28%를 차지했다. 이는 부동산114가 2000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달과 12월 예정 물량까지 추가할 경우 역대 최고치를 무난히 경신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은 올해 전체 물량(2만1,988가구) 중 76%인 1만6,751가구가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에서 나왔다. 부산(68%), 광주(56%), 대전(50%) 등 지방 광역시 역시 도시정비사업 공급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과 주요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구도심 재정비가 활발하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반면 공공택지 위주로 공급하는 세종시와 제주, 전남의 정비사업 분양물량은 올해 단 한 건도 없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처럼 한정된 권역에서 대부분의 주택 공급을 정비사업에 의존하면 소비자가 선호하는 양질의 신규 주택이 원활하게 공급되기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14 제공

이처럼 서울 분양 물량 상당수가 정비사업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건설사와 재건축 조합들이 분양을 미룰 경우 향후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은 대폭 줄어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앞으로 2~3년 정도는 공급이 심하게 줄지 않을 수 있지만 3년 후부터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서울 신규 주택의 60~70% 이상을 차지하는 정비사업이 사업성을 이유로 중단되거나 지연되면 공급이 급감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강남4구 등 서울 8개구 27개동에 분양가상한제 적용 방침을 밝히면서 “과거 전국적인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기에도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면 뚜렷한 공급 감소는 없었고, 서울 도심 유휴지 개발과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30만가구공급계획’ 등을 통해 중장기 주택공급도 확대하는 중이기 때문에 공급 기반도 충분하다”며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공급 위축 우려에 선을 그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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