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을 창설한 영국 보병 출신의 제임스 르 메슈리어가 11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자택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 등이 전했다. 터키 당국은 이스탄불 베요글루 지역 사원으로 기도하러 가던 신도들이 메슈리어의 집 근처에서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스탄불=AP 뉴시스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펼쳐온 민간구조대 ‘하얀 헬멧’의 공동설립자 제임스 르 메슈리어(48)가 11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사망했다.

외신에 따르면 르 메슈리어의 시신은 이날 새벽 이스탄불 베요글루 지구에 있는 자택 인근 거리에서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그가 머리와 다리에 골절상을 입고 사망했다며, 발코니에서 떨어진 게 사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13년 출범한 하얀 헬멧은 시리아 내전 기간 반군 점령지에서 공습이나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민간인을 구조해왔다. 영국군 출신인 르 메슈리어는 하얀 헬멧을 조직하기 위해 2014년 ‘메이데이 레스큐’라는 긴급 구호 단체를 설립, 구호대원들을 훈련시키고 공식적인 네크워크를 구축해왔다. 하얀 헬멧은 지금까지 최소 10만명 이상 민간인의 목숨을 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구조대원 250여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르 메슈리어는 시리아 내전 구조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OBE)’을 수상했다. 같은 해 하얀 헬멧은 대안노벨상인 바른생활상을 수상했으며,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시리아와 러시아 언론은 반군 점령지의 전쟁 피해 상황을 서구 언론으로 전달해온 하얀 헬멧을 테러리스트 세력의 선전 단체라고 비판해 왔다. 지난 8일에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은 “르 메슈리어는 영국 정보기관 MI6의 비밀요원 출신이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구호단체 ‘포화 속의 의사들(Doctors Under Fire)’을 이끄는 하미시 드 브레튼-고든은 “완전한 비극이다. 그는 시리아에서 인도주의적 족적을 남긴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라면서 “그의 죽음은 채워야만 할 구멍을 남겼다”며 애도를 표했다.

이미령 인턴기자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