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 8년만인 올해 처음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12년 회사 창립 이후 첫 최고경영자(CEO)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흑자 달성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자리에서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약 6,5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판매 실적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고 사장은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고 사장이 언급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4종이다. 그 중 특히 미국 암젠의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와 애브비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가 유럽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베네팔리는 2016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이 약 1조5,000억원에 이르며, 현재 유럽연합(EU) 주요 5개국(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앞서고 있다. 임랄디는 출시 후 1년간 유럽 시장 매출이 약 1,700억원에 달하며, 함께 출시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들 가운데 시장 점유율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은 해외 시장에선 협력사인 MSD와 바이오젠이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고 사장은 “바이오젠과 MSD의 글로벌 실적을 다 합치면 시장 매출이 올해 처음 1조원을 넘게 될 것”이라며 “다국적제약사들도 평균 20여년에 걸쳐 달성하는 성과를 신생 회사가 이뤄냈다는 점에서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 사장은 “2023년 이후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약국에서 팔릴 수 있는 제품이 본격 출시되면 유럽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항암제와 눈질환, 희귀질환 치료제 등의 바이오시밀러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향후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 계획도 면밀하게 검토해 실행하겠다”고 고 사장은 밝혔다.
업계 한편에선 바이오시밀러의 영향으로 유럽 시장의 의약품 가격이 점차 내려가고 있어 향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고 사장은 “유럽의 제품 가격이 지속 인하되는 것은 맞지만, 예측 못하는 범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추가 제품 개발 외에 기존에 시판하고 있는 제품의 공정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비용을 절감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고 사장은 “업계에서 삼성에 기대하고 있는 역할과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며 “충분히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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