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 캐리커처

이용섭 광주시장이 민간공원 특례사업(2단계)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의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정종제 행정부시장과 윤영렬 감사위원장에 대해 “모범적 공직자”라고 밝혀 뒷말을 낳고 있다. 특히 이 시장은 “수사 장기화로 이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검찰 수사에 대해 우회적으로 유감의 뜻을 나타내면서 되레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시장은 12일 오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전날 광주지검이 정 부시장 등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두 분은 공직 선후배들과 주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모범적인 공직자”라고 두둔했다. 이어 “구속영장 청구로 이 분들이 받았을 충격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참으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시장의 ‘모범 공직자’ 발언을 두고 일각에선 “상황 판단을 못한 실언(失言)에 가깝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날 이 시장 스스로 “공직자에게 치명적 불명예를 안겨주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작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정 부시장과 윤 감사위원장에겐 “모범 공직자”라고 감싼 탓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그럼, 검찰이 애먼 모범 공무원을 잡으려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말이냐”는 쓴소리도 나왔다. 정 부시장과 윤 감사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9일 당시 이 사업 담당 국장이었던 A(구속)씨와 짜고 직권을 남용해 서구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였던 광주시도시공사의 임직원들에게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자진 반납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14일 제안심사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담당 직원들에게 중앙공원 2지구 우선협상대상자였던 금호산업㈜의 유사사업 실적에 대한 평가 오류 정정 등 일부 상정 안건들을 보고사항으로 부당하게 변경하도록 한 뒤 제안심사위원회에 보고도 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시장은 검찰 수사가 장기화한 데 대해서도 내심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시장은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경우 수사의 장기화로 이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민간공원 토지 소유자들의 공원사업 중지 요구가 많아지고 있고 우선협상대상자들은 사업추진에 걱정이 많다는 보고도 받았다”며 “이번 일로 중앙공원 등이 도시공원에서 제외되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시민들의 삶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시장의 주장과 달리 사업 중지 요구 목소리는 이미 수사 착수(4월) 이전인 지난 2월부터 불거졌고, 더구나 1ㆍ2단계 사업 대상 공원 10곳 중 이런 문제가 표면화한 곳은 2곳에 불과하다. 사업 지연을 두고 이 시장의 발언이 사실과 다소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시청 주변에선 “이 시장이 되레 검찰의 심기만 건드린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검찰이 정 부시장 등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향후 수사의 초점이 정 부시장 등의 ‘윗선’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 시장 발언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아니나 다를까, 검찰은 이 시장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왜 시장이 언론플레이를 하느냐”고 발끈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업이 더딘 건 우선협상대상자와 광주시간 다른 문제로 인한 것이지 수사 때문은 아니다”며 “이 사업처럼 대규모 사업은 행정 절차가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하고 공정성을 훼손하는 위법 행위는 엄단돼야만 행정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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