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회의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검찰 개혁안을 만들고 있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김남준)가 수사과정에서 영장 청구나 기소 여부 등을 두고 검사가 상급자와 이견이 생기면 소속 고검장에게 직접 이의제기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꾸라고 권고했다. 이의제기 처리를 외부위원 심의에 맡기고, 이의제기 당사자가 이를 외부에 알리는 것을 허용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법무부는 검찰과 협의해 올해 안에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개혁위는 12일 검찰조직의 민주적 통제와 내부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의제기권 실질적 보장을 위한 관련 지침 개정 권고’를 발표했다. 개혁위 출범 후 7번째 내놓은 권고다.

개혁위는 “현행 이의제기 지침(검사의 이의제기 절차 등에 관한 지침)은 일선 검사의 이의제기 의지를 꺾고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이의제기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내용”이라며 “이는 ‘검사 길들이기’ 효과를 불러오고 과도한 상명하복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요인으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혁위는 우선 이의제기 절차를 단축시키기 위해 ‘숙의’ 단계를 없앨 것을 권고했다. 현행 지침에 따르면 검사가 상급자의 지휘나 감독에 대해 이견이 존재할 경우 △이의 제기전 숙의 △이의제기서 제출 △기관장 조치 △수명의무 및 불이익금지 등 4단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개혁위는 “이미 상당한 이견이 존재해 이의제기 절차가 개시되는 상황에서 또 다시 당사자 간에 의무적으로 논의를 거치도록 해 검사에게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주고 상급자가 심리적 압박과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의제기서 제출 대상을 상급자가 아닌 고검장으로 바꾸라고 권고했다. 개혁위는 “이의제기서를 ‘해당 상급자’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어 이의제기 검사에게 이견이 있는 상급자와 다시 직면 해야 하는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고검장은 이의제기가 접수되면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시민위원회나 별도 심의위원회에 안건을 맡기고 심의결과에 따라 조치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의제기 내용과 사유, 처리결과에 대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 현행 예규를 고쳐 이의제기 검사 본인의 외부 공개는 허용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개혁위는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에도 이의제기 검사는 수사결과 등에 대한 책임에서 원칙적으로 면책시키고 이의제기로 인한 수사배제나 인사상 불이익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의 이의제기권은 앞서 2004년 검찰청법 개정으로 ‘검사동일체 원칙’이 폐지되면서 처음 명문화됐다. 검사에게 소속 상급자의 지휘ㆍ감독관계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적법성에 이견이 있을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절차규정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문무일 전 검찰총장 재임 중인 2017년 12월관련 규정이 처음 신설됐다.

김오수 법무장관 직무대행은 개혁위 권고에 대해 “권고안을 존중해 대검과 협의 아래 관련 예규를 연말까지 개선하는 등 검사의 이의제기 제도가 실질화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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