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가 올해 첫 개최한 플라워 쇼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된 작품이 표절 의혹이 제기돼 수상이 취소됐다. 논란을 빚자 해당 작가는 곧바로 수상 포기 의사를 밝혔고, 최우수상은 추가로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12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사흘간 화훼산업 발전과 화훼 디자인 인력 육성을 위해 제1회 순천만국가정원 전국 플라워 쇼를 개최했다.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플로리스트부와 학생부, 일반부 등 3개 분야로 구성했다.
전국에서 10명의 플로리스트와 100명의 지망생이 응모했으며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해 실력을 겨뤘다. 전문 심사위원의 평가로 각 분야별 시상금 2,000만원과 함께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수여했다.
플로리스트 부문에서는 A씨의 ‘공존’이 최우수상에 선정됐고 상금은 300만원이다. 대회가 끝난 뒤 다른 참가자가 A씨의 작품이 이번 대회 심사위원인 B씨의 작품과 비슷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의 작품은 B씨가 2015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코리아컵 플라워디자인 경기대회’에 출품한 것을 표절한 것으로 A씨는 B씨의 제자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이들은 표절이 아니라 작가가 스승의 작품을 존경하는 의미의 오마주(hommage)라고 표현했으나 순천시는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표절로 인정했다. 또 심사위원 7명에게 최우수상 취소 계획을 통보하고 동의를 받았다.
심사위원 B씨는 “화훼 분야는 처음부터 자기 분야의 색깔을 내기 어려워 좋아하는 디자인을 따라 할 수 있다”며 “이 작품도 오마주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지만 첫 대회부터 문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수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사전에 모든 작품에 대해 표절을 걸러내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이후 당사자들이 직접 수상 포기 의사를 밝혔고 심사위원 의견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문제의 작품을 수상작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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