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요금수납원 직고용을 촉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도로공사가 경북 김천 본사 건물에서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해온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간부 등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민주노총은 도로공사의 손해배상 청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고용을 둘러싼 갈등은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12일 노동계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김천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해온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6명, 민주노총 간부 3명, 민주노총과 산하 민주일반노조 등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지난달 말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 제출했다.

도로공사는 소장에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점거 농성을 포함한 각종 불법행위로 공사 측에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특히,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본사 점거에 나선 지난 9월 9일 건물 진입 과정에서 현관이 파손되고 화분과 집기 등도 깨졌다고 강조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본사 불법점거 및 업무방해에는 강력 대처하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향후 요금 수납원들의 점거 농성에 따른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경우 도로공사 측이 손해배상 청구 금액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민주노총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랜 세월 도급으로 위장한 불법 파견업체에서 비정규직으로 고통 받은 톨게이트 노동자에게 사죄와 피해회복은커녕 대법원 판결 취지와 서울고등법원의 가처분 결정조차 거부하는 것은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린 파렴치한 행동"이라며 "도로공사가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도로공사와 외주 용역업체 소속인 요금 수납원들의 갈등은 뿌리가 깊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은 도로공사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2013년 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을 제기했고, 일부 톨게이트 수납원들은 지난 8월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을 인정 받았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소속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은 도로공사가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며 대법원 판결 직전 해고한 1,500여명의 수납원을 모두 직접고용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기본 방침으로 삼고,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수납원은 직접고용하되 재판이 진행중인 사람은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중재에 나서 도로공사와 한국노총 산하 톨게이트 노조가 2심에 계류 중인 인원의 직접 고용 등을 포함한 합의에 도달했지만, 민주노총 수납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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