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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얀마 대사 “미얀마, 한국에 높은 호감… 지금이 투자 적기”

입력
2019.11.13 04:40
수정
2019.11.21 00:4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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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격변의 물결 인도차이나

이상화 미얀마 주재 대사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 이후 현지에서 일고 있는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상화 미얀마 주재 대사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 이후 현지에서 일고 있는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상화 주미얀마 대사는 “미얀마는 한국과 교류협력 확대를 희망하지만 한국의 반응은 미지근하다”며 “한국이 태국에서 범한 우를 이곳에서 다시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 가스 등 풍부한 자원과 14억 인구의 중국과 인도를 양쪽으로 끼고 있는 미얀마는 ‘아시아의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메콩 국가다.

그는 또 “군 장성 필수 시청 드라마에 ‘이순신’이 올라가 있고, ‘고주몽’ 영향으로 한국인보다 고구려를 더 잘 아는 국민이 미얀마 사람들”이라며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가 높은 지금, 로힝야 사태로 다른 나라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지금이 한국에 기회”라고 강조했다.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해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그를 지난 5일 미얀마 경제수도 양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로힝야족 사태로 유럽, 미국은 미얀마 투자를 중단했다.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시스템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군부가 국가 기능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로힝야족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있는 상황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이 부분을 도외시하고 ‘수치 나쁘다’, ‘(노벨)상 박탈하라’고만 하는 것은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미얀마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작년 6.7% 성장했다. 올해 더 성장할 것으로 본다. 로힝야 사태가 없었더라면 두 자릿수 성장을 했을 것이다.”

-큰손 투자 중단에도 고성장하는 비결은.

“투자 걸림돌 제거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작년 11월 대외경제투자부를 설치하고 수치 여사 심복이던 우 따웅 툰 국가안보보좌관을 그 장관 자리에 앉혔다. 이후 세계은행이 발표한 창업여건 순위가 전년 150위에서 70위로 수직 상승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중국의 투자금 유입이 늘었다.”

이상화 주미얀마 대사가 미얀마의 잠재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화 주미얀마 대사가 미얀마의 잠재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대사는 특히 툰 대외경제투자 장관이 가장 먼저 찾은 나라가 한국이라며 출범 1년을 맞은 대외경제투자부가 한국과의 협력, 투자, 문화ㆍ인적 교류에 대단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수치 여사는 한국의 고성장 비결에도 관심이 높다”며 “미얀마 개발연구원(MDI) 건립 사업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MDI는 미얀마판 한국개발연구원(KDI)으로 수도 네피도에 공사가 진행 중이다. 향후 미얀마 국가 경제 및 사회 정책 수립에 기여하게 된다.

-연간 개인 소득 1,400달러가 채 안 되는 나라에서 산업혁명 4.0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밟아온 제조업 육성계획만으로는 따라잡기 힘들다는 계산이 배경에 있다. 제조업 육성은 하되, 동시에 산업 4.0 조류에 뒤처지지 말자는 ‘투 트랙’ 전략이다. 미얀마가 모든 분야에서 수준이 낮지만, 산업 4.0 몇몇 분야에서는 도약을 해줘야 개발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평균연령 27세, 인구 5,400만의 미얀마는 흑백TV 없이 바로 액정표시장치(LCD) TV 시대로 갔고, 유선전화 없이 모바일로 나아갔다. 이러한 ‘도약’의 경험에 따라 금융 분야에서도 통장, 신용카드 단계 없이 곧바로 모바일 스마트 뱅킹의 시대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두 달 전 문재인 대통령 방문 후 분위기는 달라졌나.

“한국에 더 우호적으로 미얀마 정부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문 대통령은 수치 여사 집권 후 미얀마를 방문한 최고의 인사다. 일본, 중국도 아직 안 왔다. 중단되긴 했지만 미쏜댐 건설사업으로 중국 투자에 대해서는 ‘약탈적 투자’라는 뿌리 깊은 경계심과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일본엔 높은 호감도를 보이지만 일각에선 역사적 관점에 기반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한국은 ‘부정적 위험’ 요소가 없는, 최적의 파트너다.”

양곤(미얀마)=글ㆍ사진 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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