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서 전시회 보고 디올서 커피... 청담 명품거리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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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서 전시회 보고 디올서 커피... 청담 명품거리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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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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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형태를 표현하지 않던 작가는 말년에 가서 얼굴 묘사에 집중합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청담동 10평 남짓한 공간에 청동으로 만들어진 조각품 8점이 전시돼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작품 가격이 비싼 예술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작품이었다. 도슨트는 30여분 동안 그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 해설을 이어갔다. 사실 이곳은 번듯한 미술관이 아니다. 지난달 31일 문을 연 명품브랜드 ‘루이비통’의 플래그십 매장 ‘루이비통 메종 서울’ 안에 마련된 전시장이다. 이곳에선 루이비통 재단이 소유한 미술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동래학춤’과 ‘수원화성’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한 매장 외관도 예술작품 그 자체다. 비싼 임대료의 영향으로 공실이 많았던 청담동 명품거리가 다시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지난 8일 서울 청담동 ‘루이비통 메종 서울’ 내 마련된 전시장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스위스 작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전시회가 열렸다. 강은영기자

미술 전시, 카페 운영…문턱 낮추니 고객 북적

이날 루이비통 메종 서울은 사람들로 붐볐다. 혼자 온 20대 여성, 40대 직장 동료들, 60대 중년 부부 등 다양한 연령층이 전시장을 찾았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전시장 때문인지 날이 갈수록 방문객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가 청담동에 설계한 ‘루이비통 메종 서울’의 모습. 루이비통 제공

방문객들은 관람 후 매장을 둘러보며 루이비통의 신제품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전시관이 있는 4층부터 지하 1층까지 내려가며 ‘눈호강’을 하다 보면 한 두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고객들의 체류시간이 길어질수록 루이비통은 함박웃음이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면서 제품 홍보나 판매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청담동에 국내 최초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한 ‘샤넬’ 역시 예술작품과 전시회를 통해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샤넬은 7월 ‘트위트 재킷’ 등 샤넬의 패션 역사와 공방자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샤넬 르사주 전시회’를 무료로 진행했다. 또 샤넬 매장은 내부를 갤러리로 꾸몄다. 2,3층을 관통한 새까만 벽면은 ‘포토존’이 될 정도로 인기인데, 독일 작가 그레고르 힐데브란트가 레코드판을 압축해 조개 모양으로 만든 작품(‘사운드 배리어’)이다. 한국 아티스트 이불과 강익중, 이우환 등의 작품도 전시돼 있다.

2015년 문을 연 ‘디올’의 플래그십 스토어 ‘하우스 오브 디올’은 5층에 들여놓은 카페가 명소다. 개점한 지 4년이 지났지만 ‘피크 타임’에는 여전히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요즘엔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와 10만원대 ‘에프터눈 티’ 세트를 즐기는 관광명소가 됐다. 이곳은 프랑스 디저트 명인 피에르 에르메의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8일 서울 청담동 ‘하우스 오브 디올’ 내에 마련된 카페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애프터눈 티’ 세트를 즐기고 있다. 강은영기자

젊은 분위기로 전환한 명품의 메카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 밀레니얼 세대가 구입한 명품 매출은 전년보다 약 20~30% 증가했다. 고가 브랜드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력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청담동도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지난해 이탈리아 브랜드 ‘N21’과 ‘오프화이트’가 잇따라 개점했다. N21은 유니크한 디자인의 젊은 감성을 지닌 브랜드이며, 오프화이트는 지난해 루이비통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로 발탁된 버질 아블로가 출범시킨 브랜드다

그외 ‘돌체앤가바나’, ‘티파니’ ‘불가리’ ‘까르띠에’와 함께 주얼리 브랜드로 유명한 ‘반 클리프 앤 아펠’ 등도 청담동 명품거리 입성을 앞두고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2000년 초반까지 청담동 명품거리는 패션의 중심지로 통했지만 값비싼 브랜드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이미지였던 게 사실”이라며 “문턱을 낮춘 전략과 젊은 브랜드 입성으로 젊은 고객들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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