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북한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됐던 중국 공군이 ‘가미카제’ 식 자살 특공대를 운영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11일 중국 공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일보가 마련한 특집기사에 이 같은 내용의 당시 참전 군인 회고 발언이 담겼다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1949년 창설된 중국 공군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할 당시 창군 채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비행기 부족은 물론 조종사들의 비행 기술도 수준 이하였다. 당시 27세의 나이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리한은 “미국 전투기와 충돌하는 것이 모든 조종사들의 의무였다”고 증언했다. 2차대전 종전 5년 만에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은 압도적인 공군력을 보유한 것은 물론 조종사들의 실전 경험도 풍부했기 때문에 ‘자살 돌격’이 공격의 한 선택지였다는 이야기다.
리한은 “우리는 미국 전투기에 대항하는 기술을 배웠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이를 타개하는 방법은 미국 전투기에 돌진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면서 모든 조종사가 유사시 미국 전투기에 충돌하는 훈련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조종사들의 훈련 부족도 전했다. 리한은 “당시 대부분의 조종사는 전투에 투입되기 전 겨우 몇 시간 정도밖에 실전훈련을 하지 않았다”면서 “한국전에 참전한 조종사들은 모두 죽을 각오가 돼 있었으며, 기꺼이 그렇게 하려 했다”고 전했다. SCMP는 리한의 회고는 중국 공군이 한국전 때 자살특공대를 운영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