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20조원이 넘는 세계시장 1위 다국적제약사 애브비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가 국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장으로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올 초 유럽에서 시작된 휴미라 매출 감소세가 세계시장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세계시장에서 올해 3분기까지 휴미라의 누적 매출액은 142억5,200만달러(약 16조5,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다. 특히 미국 외 시장에선 33억5,700만달러(약 3조9,000억원)로 작년 동기과 비교해 매출의 32.1%가 빠졌다.

업계에선 휴미라의 이 같은 실적 하락에 대해 지난해 10월 유럽에서 출시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의 판매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 임랄디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 현지 협력사 바이오젠을 통해 지난 11개월간 유럽 현지 누적 매출이 1억4,900만달러(약 1,97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에 유럽은 미국에 이은 제2의 시장으로 꼽힌다.

임랄디와 ‘플릭사비’ ‘베네팔리’ 등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 3종의 현지 누적 매출 합계는 올 3분기까지 5억4,240만달러(약 6,300억원)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5억4,510만달러) 수준을 달성했다.

플릭사비는 다국적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로, 미국에는 ‘렌플렉시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돼 있다. 레미케이드는 올해 3분기까지 세계시장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2%, 미국 누적 매출액은 17.6% 각각 감소했다. 유럽 판매 허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셀트리온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까지 가세하면 레미케이드의 매출 하락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국적제약사 로슈의 ‘허셉틴’ 글로벌 누적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9.0% 떨어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와 ‘허쥬마’가 판매되고 있는 유럽에선 누적 매출이 44%나 하락했다.

바이오시밀러의 영향을 아직 받지 않은 지역에선 매출 상승세가 이어졌다. 임랄디가 출시되지 않은 미국에선 휴미라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2% 상승했다. 유럽에서만 먼저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된 엔브렐 역시 미국 시장에서 3분기까지 매출이 6% 오르며 선전했다.

업계는 2023년을 기점으로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미국에서도 확대될 경우 국내 바이오기업들에게는 실적 확대 기회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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