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 처음으로 수익을 낸 상품이 나왔다. 기초자산인 독일채 금리 하락으로 한때 원금 전액 손실 위기에 몰렸다가, 독일채 금리가 급반등하면서 앞선 만기 도래 상품들과 달리 기사회생한 것이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도 연내 만기 상품 모두가 수익 구간에 진입했다.
1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만기가 12일인 독일채 금리 연계 DLF의 수익률이 2.2%(잔액 113억원)로 확정됐다. KB자산운용이 관련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도록 설계하고 우리은행이 판매한 이 상품은 수익률이 확정되는 평가일(8일)에 독일채 10년물 금리가 손익을 결정짓는 기준점(-0.3%)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2.2%의 수익을 주는 6개월 만기 사모펀드다. 지난 8일 독일채 10년물 금리는 -0.284%로 기준점을 웃돌았다.
우리은행이 올해 3~5월 판매한 독일채 연계 DLF는 한때 독일채 10년물 금리가 원금 100% 손실 구간인 -0.7%까지 내려가면서 원금 손실이 속출했다. 실제로 9월19일 처음 만기를 맞은 상품은 손실률이 60.1%로 확정됐고, 이후 손실률 98.1%로 사실상 전액 손실을 본 경우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DLF가 은행 창구에서 불완전판매 됐다는 논란이 커졌고, 피해 투자자 상당수는 금융당국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한 상황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완화 등 대외 불확실성 해소에 힘입어 독일채 금리가 지난달부터 극적으로 반등하면서 손실률을 줄였고 결국 수익 구간 진입에 성공했다. 오는 19일 만기를 맞는 상품 2종도 독일채 10년물 금리가 각각 평가일인 14일 -0.33%, 15일 -0.30%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률 2.3%를 확정하게 된다. 이들 상품을 마지막으로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금리 연계 DLF는 모두 청산된다.
한편 우리은행 판매 상품(상품명 KB제6호)보다 만기(11일)가 하루 빨랐던 DLF 상품(교보악사W-2호, 잔액 28억원)은 손실률이 21.5%로 확정돼 희비가 엇갈렸다. 평가일인 지난 6일 독일채 10년물 금리가 기준점(-0.25%)보다 낮은 -0.290%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유경PSG자산운용이 설계한 다른 DLF 상품(유경W-5호, 70억원)은 만기가 KB제6호와 같은 12일인데도 평가일(7일)이 하루 빨라 2.2% 손실을 보게 됐다. 7일 독일채 10년물 금리(-0.313%)가 간발의 차로 기준점(-0.3%)보다 낮았던 탓이다.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도 수익 구간에 들어섰다.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5년물 금리와 영국 CMS 7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이 DLF는 한때 40%대 손실률을 기록했지만, 연내 만기가 돌아올 4개 상품은 지난 7일 금리 기준으로 모두 연 3%대 중반의 수익률을 낼 것으로 평가된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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