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회 구미지회 “원안 유지가 유일한 해법” 주장
공원 광장과 누각 명칭, 동상 설치를 놓고 왕산 허위선생 후손과 시민사회단체, 구미시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가 ‘왕산광장ㆍ왕산루 원안 유지’를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는 11일 구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문제를 놓고 구미시와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며 “왕산공원, 왕산루 등 원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병택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장은 “수자원공사는 당초 산동면 확장단지에 근린공원 7개와 어린이공원 5개를 조성해 구미시에 기부 채납하게 돼 있었다”며 “12개 공원 중 10호 공원을 당시 주민공청회와 설문조사, 네이밍선정위원회 등 수차례 회의를 거쳐 시설물 명칭을 결정한 것”이라며 최근 구미시가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결정된 바 없다는 해명을 반박했다.
그는 “명칭 변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왕산 허위 선생 후손 등과 단 한번도 협의가 없었다”며 “해당 공원은 실이용자인 1㎞ 이내 주민들을 위한 근린공원으로 실이용자도 아닌 일부 산동지역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주민 민원’도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구미시에서 101억원을 들여 현재 구미 임은동 왕산기념관 일대를 왕산기념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제안했다”며 “하지만 시민 혈세를 들여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할 필요도 없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공원 일몰제와 겹쳐 인근 부지 매입과 예산 확보 등에도 어려움이 있어 앞길을 내다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전 지회장은 “수자원공사는 해당 공원이 향후 구미시로 귀속되기 때문에 명칭 변경은 관리주체인 구미시에서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협의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며 “수자원공사에서 결정한 사안이라 바꾸지 못한다는 구미시의 해명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확장단지에 ‘산동물빛공원’을 조성하면서 공원 내 광장은 왕산광장, 누각은 왕산루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장세용 시장 취임 후 명칭변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왕산 허위 선생은 1855년 경북 선산군 구미면 임은리(현재 구미시 임은동)에서 태어났다. 13도 창의군 참모장을 맡아 1908년 일본 통감부 공격을 위해 선발대 300명을 이끌고 서울진공작전을 지휘했다. 항일의병활동 중 일본군에 붙잡혀 1908년 9월27일 경성감옥(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14명이나 독립운동에 참가한 왕산 가문은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항일 가문이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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