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58·사법연수원 18기) 전 검찰총장이 고려대 석좌교수로 임용된다.
10일 고려대에 따르면 문 전 총장은 모교인 고려대에서 11일 석좌교수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 7월 퇴임한 후 3개월여 만이다. 문 전 총장은 고려대 81학번 법학과 출신이다.
문 전 총장은 고려대 컴퓨터학과에서 디지털포렌식 관련 연구와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전직 검찰총장 상당수가 현역 변호사로 활동 중인 걸 감안할 때 이과 분야 석좌교수로 가는 문 전 총장의 행보는 눈길을 끈다. 퇴직 고위 법조인이 로스쿨 석좌교수로 가는 경우는 있지만 컴퓨터 관련 학과를 선택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고려대는 문 전 총장이 처음으로 디지털포렌식 기법을 검찰 수사에 도입한 점을 들어 석좌교수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총장은 2004년부터 대검 특별수사지원과장과 2005~2006년 대검 과학수사2담당관을 지내면서 국내 최초로 회계분석 및 디지털 수사방식을 도입, 과학수사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전 총장은 퇴임 이후 미국 조지타운 대학에서 연수를 받다 임명장 수여식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했다. 문 전 총장은 앞으로 일주일가량 국내에 더 머문 뒤 다시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한편 문 전 총장은 지난 8일에는 한국법학원 주최로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특강에 강연자로 나서 "(사회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면 진상을 쫓아가는 일에는 상당히 소홀해졌다"며 "추측과 의도에 따라 의혹쪽으로 많이 치우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시대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외국 사람들도 '자기네들도 그렇다'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문 전 총장은 검찰개혁 문제나 조국 전 법무장관 관련 일가 수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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