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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회의 창 닫히고 있다” 연말 다가오자 초조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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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회의 창 닫히고 있다” 연말 다가오자 초조한 북한?

입력
2019.11.10 16:06
수정
2019.11.10 20:3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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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2019'(MNC-2019)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2019'(MNC-2019)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을 향해 “(비핵화 협상의) 기회의 창이 닫혀가고 있다”며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라고 재차 압박했다.

1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2019(MNC)’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줬으며 올해 말까지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되길 기대하나 ‘기회의 창’은 매일 조금씩 닫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측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이 문제는) 일방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동일한 수준에서 미국 측의 응답이 있어야만 우리도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국장의 발언은 지난달 5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묵묵부답’ 상태인 미국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은 북한이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미군 전략자산(무기) 한반도 반입 금지 △제재 완화 등과 관련해 가타부타 말이 없는 상태다. 이에 북한은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라”(김계관 외무성 고문ㆍ10월24일)→“영원한 친구 없다”(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ㆍ10월27일)→“인내심 한계점”(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ㆍ11월6일) 등 보름 사이에만 대미 담화를 세 번이나 냈다. 특히 최근엔 대미 협상에 직접 참여 중인 권정근 순회대사와 조 국장을 앞세우는 등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태도변화를 압박하는 동시에,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다층적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담화를 비롯해 금강산 관광 철거지시, 초대형 방사포 도발 등 북한의 전방위적 대미 압박 메시지를 두고 “김 위원장이 자신이 협상시한으로 정한 연말이 다가오자 초조함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MNC 회의를 계기로 한 북미 당국자간 회동은 사실상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방송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 “러시아 측에서 북미 양측이 협의할 수 있도록 조율했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대북특사와 조철수 국장간 대화 여부가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불발된 것이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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