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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불허한 유료방송 M&A 승인한 이유는 “시장구조 디지털 중심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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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불허한 유료방송 M&A 승인한 이유는 “시장구조 디지털 중심 재편”

입력
2019.11.11 04:40
수정
2019.11.11 07:4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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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심사 때 아날로그 포함 모든 시장 경쟁 따진 공정위, 이번엔 디지털 시장 따로 분석 

 기업들 적시 대응 기회 주려 정책적 유연성 발휘한 듯 

 김상조 靑 정책실장 “경제 전체 방향성에 일대 사건" 의미 부여 

[저작권 한국일보]공정위 ‘유료방송 인수합병’ 심사 내용 비교/ 강준구 기자/2019-11-10(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공정위 ‘유료방송 인수합병’ 심사 내용 비교/ 강준구 기자/2019-11-10(한국일보)

정부가 인터넷(IP)TV와 케이블TV의 대형 인수합병(M&A) 승인 여부를 두고 3년 만에 다른 판단을 내렸다. 2016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현 CJ헬로)을 인수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려 했을 땐 “유료방송 시장의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모두 승인했다.

이처럼 달라진 판단을 두고 정부가 급변하는 방송ㆍ통신 시장 환경에 기업들이 대응할 기회를 주기 위해 정책적 유연성을 발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방송통신은 4차산업혁명의 여러 기술적 요소가 모이는 산업으로, 이번 승인은 경제 전체 방향성에 중요한 신호를 보낸 일대 사건”(김상조 정책실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2건의 M&A 승인을 공식 발표하면서 “앞으로도 급변하는 혁신시장에서의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기술과 시장의 빠른 변화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신속한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욱 위원장도 지난 8일 사전 브리핑에서 “유료방송 시장 구조가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점이 공정위 판단 변화의 가장 큰 근거”라며 승인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M&A 심사에서 3년 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기업결합에 따른 시장점유율 변화를 따지는 방식이다. 2016년 심사 땐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송을 뭉뚱그려 유료방송 시장 전체의 점유율을 추정했지만, 이번에는 디지털(IPTV+디지털 케이블)과 아날로그(8VSB)를 따로 나눠 기업결합이 각 시장의 경쟁을 얼마나 제한할지를 따졌다. 각 사업자들이 아날로그 케이블TV 서비스를 축소해가는 가운데 2017년부터는 IPTV 가입자 수가 케이블TV를 앞지른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시장점유율 계산 방식 변화는 경쟁제한성 우려 완화로 이어졌다. 3년 전 심사 땐 합병 기업이 CJ헬로비전이 영업하는 23개 방송구역 가운데 21곳에서 시장점유율 1위(평균 60.1%)에 오르고 경쟁제한 구역도 16곳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이번 심사에선 디지털 방송시장의 경우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때만 경쟁제한 가능성이 발생하고, 그 정도(점유율 1위 17곳, 경쟁제한 11곳, 티브로드 23개 영업구역 기준)도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날로그 방송 시장은 두 합병기업 모두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지만 일정 기간 수신료 인상을 제한하면 소비자 피해가 크지 않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저작권 한국일보]유료방송 형태별 시장점유율 변화/ 강준구 기자/2019-11-10(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유료방송 형태별 시장점유율 변화/ 강준구 기자/2019-11-10(한국일보)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을 겸하는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생길 수 있는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제한 문제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봤다. 3년 전엔 이통업계 1위 사업자였던 SK텔레콤이 인수를 추진했던 데 반해 LG유플러스는 3위 사업자이고, 2016년 당시만 해도 압도적 1위였던 CJ헬로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도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합병 승인 조건으로 향후 3년간 수신료 인상 제한, 채널 수 임의 감축 금지, 기존 가입자의 계약 연장 금지 등 소비자 보호 조치를 내걸었다. 다만 합병 당사자들은 1년 후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규제 완화를 요청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조건이 될 걸로 예상됐던 ‘교차판매 금지’는 빠졌는데, 공정위는 두 회사의 유통망 통합을 통한 효율성 증대, 소비자 편익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시장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제한성을 이유로 기업결합을 불승인하는 것보다는 다른 조치를 통해서 경쟁제한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실장은 이번 승인에 대해 “지역 유선방송사업자(SO) 문제도 있었고, 더구나 3년 전 공정위 판단과는 다른 판단을 내리는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이와 비슷한 담대한 결정을 여러 분야에서 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혁신 추진 과정에서)이해관계자와 소통하되 필요한 때가 됐다고 판단되면 늦추지 않고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혁신경제가 기존 제도나 이해관계에 얽혀 좌초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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