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에 걸쳐 가족 7명이 해군에 복무한 ‘해군 집안’이 있어 화제다. 해군은 10일 제74주년 창설기념일(11월11일)을 맞아 천민기(38) 소령, 천승욱 소령(36), 천민욱(26) 중사 3형제와 천 소령의 아버지 3형제, 할아버지를 소개했다.
천민기 소령의 할아버지 고(故) 천용수 상사(1930년생)는 광복 이후 1947년 5월 15일 해상병 7기로 해군에 입대했다. 당시 해군의 모체였던 해방병단(海防兵團)이 조선해양경비대로 활동하던 시기다. 해방병단은 1946년 2월 15일 진해에 신병교육대를 설치하고 해상병 1기를 배출했다. 천 상사는 행정직별로 함정과 육상에서 복무하다 1964년 해군 상사로 전역했다.
천 상사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 3명도 해군에 입대했다. 첫째 아들 천외도(68) 퇴역 중사는 1969년 부사관 12기로 해군에 입대했다. 그는 베트남 전쟁 당시 보급물자 수송 임무를 수행했고, 1978년 전역했다. 둘째 아들 고 천성도 하사는 큰 형을 따라 1973년 부사관 26기로 입대해 구축함인 충북함(DD-915) 등에서 복무하다 1978년 전역했다. 셋째 아들 천군도(63) 퇴역 원사는 가족 중 가장 오랫동안 군복무를 했다. 그는 1977년 부사관 50기로 입대해 609교육훈련전대 초대 교관과 6항공전단 주임원사 등을 역임하고 2012년 전역했다.
천씨 일가의 해군 역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천용수 상사의 손자이자, 천군도 퇴역 원사의 세 아들도 해군에 입대해 복무 중이다. 첫째 천민기 소령은 2005년 해군 소위(해군사관학교 59기)로 임관했다. 그는 현재 해군 1함대 사령부 소속 고속정편대장이다. 둘째 천승욱 소령은 형을 따라 2007년 해군사관후보생 102기로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그는 지난해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군사령부(CMF)’ 통신 참모로 파병을 다녀오기도 했다. 셋째 천민욱 중사는 2013년 부사관 239기로 임관했다. 그는 제6항공전단에서 P-3 해상초계기 승무원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천민기 소령은 “소위로 임관할 때 할아버지가 와서 해군의 발전된 모습을 지켜봤다”며 “본인이 복무했을 때는 미군에게 양도 받은 군함을 탔는데 우리 손으로 만든 군함이 많은 것을 보고 감격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천 소령의 아버지 천군도 퇴역 원사는 “아버지와 두 형이 모두 해군에 복무해 고향에선 ‘해군집’이라고 불렸다”며 “아들 세 명도 어른들의 자랑스런 모습을 보고 해군 복무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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