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신화를 썼던 ‘정정용호’에 이어 이번엔 김정수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아우들도 새 역사를 눈앞에 뒀다. 김 감독은 “지금 U-17 대표팀 선수들은 대한축구협회에서 추진하는 선수 육성 프로그램 ’골든에이지’의 1기 연령대로, 그만큼 정보도 많고 훈련 데이터도 잘 제공해 차근차근 키워온 선수들”이라고 하면서 “이제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새로운 걸 시도하기보다 장점을 잘 살려 경기하겠다”고 했다.
한국 U-17 축구 대표팀이 11일 오전 8시(한국시간) 브라질 비토리아의 클레베르 안드라지 경기장에서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U-17 월드컵 8강전을 치른다. 아이티, 칠레를 꺾고 2승 1패로 프랑스(3승)에 이어 C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한국 대표팀은 16강에서 앙골라를 1-0으로 눌러 1987년과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로 대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은 지금까지 한국이 이 대회에서 세운 최고기록이다.
멕시코만 넘어서면 사상 처음 4강 무대를 밟게 된다. 4강에 오르면 네덜란드-파라과이 경기 승자와 대결한다. 그 때부턴 모든 게 새 역사다. 지더라도 3-4위전이 남아있고, 이기면 우승 도전도 이어갈 수 있다.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3위로 16강에 턱걸이했지만, U-17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우승(2005년ㆍ2011년)하고 한 차례 준우승(2013년)했다.
김정수 감독도 10일 오전 클레베르 안드라지 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는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강팀”이라고 강조하면서 “많이 부담스러운 상대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면 탈락하는)토너먼트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 우리의 장점을 가다듬고 준비해서 잘하는 것을 하려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U-20 대표팀 수문장 이광연(20ㆍ강원)을 연상케 한 신송훈(17ㆍ금호고)은 멕시코에 대해 “빠르고 저돌적인 팀”라고 평가하면서 “우리 팀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해서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서 (잘)하려고 하는 의지가 크다”며 “정신적으로도 철저히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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