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3인방 이어 다음주 방한… 美국방부 동맹 강조 메시지, 강경화 “입장 변화 없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다음 주 방한한다.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 제임스 드하트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미국 수석대표, 키이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에 이어 미국 정부의 안보ㆍ경제 책임자들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해 ‘동맹’ 역할을 강조하는 형국이다. 특히 에스퍼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약 일주일 남기고 한국을 찾는 것이어서 그의 메시지가 주목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에스퍼 장관이 공동 주관하고 한미 국방ㆍ외교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제51차 SCM이 15일 한국에서 열린다. 이번 SCM에서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정세평가 및 정책 공조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 통제권 전환 추진 △미래 안보 협력 △주한미군기지 반환 등 다양한 동맹 현안들을 논의한다. 한일 지소미아 자체가 의제에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안보협력 부분을 논의하면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지소미아 논의에 적극적이다. 7일(현지시간)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다음 주 한국에서 지소미아가 대화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언급해 에스퍼 장관이 지소미아 문제를 꺼낼 가능성을 시사했다. 호프먼 대변인은 “우리는 양자 정보 공유를 계속 진행하는 문제가 처리되는 방향으로 노력해왔다”며 한일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에스퍼 장관은 지소미아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미국 정부의 대표적인 인사다. 그는 지난 8월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직후 정경두 장관과의 통화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일 양국에 대한 실망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며 북한과 중국의 위협 등에 대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일 지소미아를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은 그간 공식 석상에서 ‘재고’ 같은 표현을 통해 한국을 압박해 왔지만, 최근 표현 수위는 다소 완화됐다. 이 달 6일 한국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을 만난 스틸웰 차관보도 우리 측을 압박하기 보다는 의견을 청취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 했다는 전언이다.
우리 정부 입장은 여전하다. 강경화 장관은 8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해제 없이 지소미아 종료를 재고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강 장관은 “지소미아 종료로 북한과 중국이 가장 득을 보는 게 맞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특정 국가를 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면서도 “그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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