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선원 16명 살해한 혐의 북한 주민 2명
법조계 “귀순절차 밟기 전엔 사법 관할권 북한에 있어”
8일 동해상에서 해군이 북한 측에 인계하기 위해 북한 목선을 끌고 가고 있다. 16명의 동료 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하다 우리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사람 2명은 전날 추방됐다. 연합뉴스

정부가 해상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북한 주민 2명을 추방한 것을 두고 사법 관할권 논란이 일고 있다. 살인죄를 저지른 이들을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지만, 우익단체 등은 북한도 헌법상 우리나라니까 처벌해도 우리가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선박, 가해자와 피해자의 국적이 명백한 북한으로 드러난 이 사건의 경우 북한에 형사재판관할권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압도적이다.

2014년 발생한 ‘땅콩회항’ 사건의 경우, 사건 발생 장소는 미국 뉴욕의 JFK공항이었지만 비행사 대한항공, 가해자 조현아 전 부사장, 피해자 박창진 전 사무장 등 모두가 한국 국적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수사, 기소, 재판이 이뤄졌다. 더구나 북한 선박의 살인 사건은 대부분 북한이나 공해상에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안 파트의 한 부장검사는 “가해자나 피해자 등 우리 국민이 사건에 관련된 상황도 아니기에 기본적으로 선적국에 형사재판관할권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헌법상 우리 법이 북한에 적용된다고 하지만, 그 동안 간첩 이외 북한 사람을 우리 땅에서 우리 법에 따라 처벌한 사례도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또한 “북한 주민이 헌법상 ‘잠재적 주민’에 해당한다 해도 북한 사람들에게 실제적으로 사법 관할권을 적용하려면 우리 국민으로 수용하는 귀순 절차가 전제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적 망명 같은 게 아닌 일반 형사 사건으로 도주한데다, 귀순 의사를 밝힌 것 또한 처벌을 피하기 위한 도주에 따른 것이라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어쨌든 헌법상 북한 땅과 주민이 우리나라 소속이라는 주장에 대해 통일부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명확한 법적 근거는 미비한 부분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북한에 실체적 사법권이 있다는 건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인정되는 상황”이라 반박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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