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정석환 국방정책실장 면담을 위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들어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시한이 22일로 임박하면서 미국의 종료 결정 철회 요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방한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청와대 등을 방문해 지소미아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언론을 통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를 요청했고,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에서 지소미아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압박했다.

지소미아 결정이 역내 안보 현안 대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협정 체결 이후 한일 양국이 얼마나 밀도 높은 정보 교류를 해왔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와 별개로 지소미아 종료는 전체적으로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의 균열로 읽힐 수 있다. 북한, 중국, 러시아를 향한 대응 태세 강화 측면에서는 그만큼 부정적인 사건이다. 지소미아 종료로 북한과 중국이 안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평가를 우리 정부 역시 굳이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애초 징용 문제 해결 압박을 위한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로 촉발됐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한술 더 떠 일본 정부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부적절한 보복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수출 규제를 “안보상 이유”라고 둘러댔다. 그 말대로 느닷없이 수출 규제까지 할 정도로 상대국의 안보 관리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서 군사정보는 주고받아야 한다는 주장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일본이 그간의 사정을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고 수출 규제를 먼저 철회하거나 최소한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 종료 동시 철회가 아니면 우리 정부도 결정을 번복하기 어렵다.

다만 이 같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면 미국이 중재하고 한일이 합의해 지소미아 종료 시점을 연기하는 안은 생각해볼 만하다. 하지만 그것이 단지 시간 벌기용이라면 의미가 없다. 미국은 지금까지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우리 정부에 촉구했던 것만큼 원인 제공자인 일본도 함께 움직이도록 압박하는 적극적인 관여로 갈등 해결에 나서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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