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지난 9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차 국민 정책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결정을 두고 “미국의 미래를 포기한 똑똑하지 않은 선택”이라며 잔류를 촉구했다.

반 위원장은 7일(이하 현지시간)자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기후변화 적응 글로벌위원회(GCA) 패트릭 베르쿠이젠 최고경영자(CEO)와 공동 기고한 글에서 “14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후 난민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파리협약 탈퇴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고문의 제목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할 만한 언어로 풀어 쓴 기후변화 위기(The climate crisis in terms Trump can understand)’다. 제8대 유엔사무총장을 지낸 반 위원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GCA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반 위원장은 “파리협약 탈퇴로 미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년 발생하는 캘리포니아주의 대형 산불, 마이애미주의 해수면 상승 같은 자연재해를 해결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 GCA의 예측을 인용해 “10년간 1조8,000억달러를 기후변화에 투자하면, 7조달러의 순이익을 거둘 수 있다”면서 “만일 이를 외면할 경우, 향후 10년 안에 250만개의 일자리 손실과 4조달러의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 위원장은 “미국 내 수천개의 지방 및 주 단위 정부와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선언했다”며 “이들은 현 정부가 파리협약을 지지하지 않는다 해도 수백만명의 미국 국민이 여전히 파리협약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이달 4일 유엔에 파리협약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최종 탈퇴는 통보 1년 뒤인 내년 11월 4일 이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017년 6월 협약 탈퇴 방침을 선언한 바 있으나 2016년 11월 4일 발효된 협약은 3년간 탈퇴를 금지하고 있어 지난 3일까지는 탈퇴 통보가 불가능했다. 파리협약은 내년 만료 예정인 교토의정서를 대체해 2021년 1월부터 적용될 기후변화 대응을 담은 기후변화협약이다.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했던 교토의정서와 달리 195개 당사국 모두에게 구속력 있는 보편적 첫 기후합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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