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왼쪽)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벨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EPA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의 ‘부유세’ 공약에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이자 세계 최대 부호 중 한 명인 빌 게이츠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회장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기업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흥미로운 점은 게이츠는 그동안 부자증세를 주장하며, 사실상 급진적인 부유세에도 긍정적인 편이었다는 것이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게이츠는 전날 뉴욕타임스(NYT) 딜북 콘퍼런스에서 “나는 초진보적인(super-progressive) 조세 제도에 찬성한다. 나는 그동안 100억달러 이상의 세금을 냈고 누구보다 많은 세금을 냈다. 200억달러의 세금을 내야 한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1,000억달러의 세금을 내야 한다면 조금은 계산을 하기 시작할 것이다”라며 “인센티브가 있길 바란다. 그래야 그것(혁신)을 위협하지 않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워런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부유세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비친 것이다.

워런 의원의 공약은 5,000만달러에서 10억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한 가정에 매년 2% 부유세를 부과하고 10억달러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경우에는 자산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정책이다. 지난주 워런 의원은 10억달러 이상의 가정에 대한 부유세를 3%에서 6%로 인상할 것을 시사, 부유세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헬스케어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런 의원의 헬스케어 계획인 전 국민 의료 보험정책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에는 10년간 20조5,000억달러(2경366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워런 의원은 게이츠의 발언 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는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도 항상 행복하다”며 “게이츠와 만날 기회가 있다면 부유세가 적용될 경우 그가 얼마의 세금을 내게 될지 정확하게 설명하고 싶다. 약속하건대 1,000억달러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워런 의원 측의 계산에 따르면 게이츠 회장은 63억7,000만달러(약 7조7,000억원)의 부유세 부과 대상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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