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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최장수 성인축구팀의 도전…코레일은 우승까지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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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최장수 성인축구팀의 도전…코레일은 우승까지 달리고 싶다

입력
2019.11.08 15:39
수정
2019.11.08 17:5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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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수원삼성과 FA컵 결승 2차전

실업축구팀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 도전

6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컵 결승 1차전 대전코레일과 수원삼성블루윙즈의 경기에서 수원 타가트가 슈팅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6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컵 결승 1차전 대전코레일과 수원삼성블루윙즈의 경기에서 수원 타가트가 슈팅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은 현존하는 국내 성인축구팀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일제강점기인 1943년 우리민족을 대표하는 조선철도축구단으로 창단한 이후, 교통부 철도국, 철도청, 한국철도공사, 코레일로 이름은 바꿨지만 역사는 이어졌다. 해방 후에도 선수와 지도자들은 현업과 선수생활을 병행하며 ‘아마추어 강호’라는 자부심을 지켜왔다.

그런 코레일이 한국축구 새 역사를 쓸 기회를 잡았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FA컵 최다우승(4회) 구단 가운데 하나인 수원 삼성과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을 치른다. FA컵은 국내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로, 대학과 직장인동호회, 실업팀 모두에게 우승 기회가 열려있지만 1996년 창설 이후 아마추어 팀이 우승한 적은 없다.

이번 대회에서 코레일이 보여준 저력은 대단했다. 32강전에서 K리그 최강 울산 현대에 2-0으로 승리했고, 16강에선 서울 이랜드(2-0)를, 8강에선 강원FC(2-0)를 차례로 꺾었다. 4강에선 상주 상무와 1ㆍ2차전을 모두 비겨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8강에서 실업축구 경주 한수원에 승부차기로 승리한 뒤 4강에선 4부리그 격인 K3리그 화성FC에도 힘겹게 승리한 수원보다 험난한 여정이었다.

‘철도청’ 시절이던 1990년 입단해 한 팀에서 줄곧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이어온 김승희 코레일 감독의 우승 의지는 누구보다 절실하다. 팀이 우승해도 ACL에 나서진 못하지만, 2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다면 음지에서 묵묵히 뛰어 준 선수들에게 두둑한 보너스가 약속돼 있는 데다 장래가 불안정한 선수들에게 ‘코레일 정규직 특채’ 기회도 생길 가능성이 높다.

김승희 대전코레일 감독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뉴스1
김승희 대전코레일 감독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뉴스1

그가 우승에 목마른 이유는 또 있다. 코레일이 올해를 끝으로 ‘실업축구팀’의 간판을 떼고 내년부터 K3리그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K3리그 클럽라이센싱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선 코레일에서 직접 운영하던 구단도 추후 독립법인화 해야 한다. ‘실업축구팀’으로선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 기회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코레일은 수원을 상대로 FA컵 절대우위(2승1무)를 이어가고 있다. 수원은 1999년 FA컵 32강에서 코레일 전신 한국철도에 0-1로 패한 뒤 2001년 FA컵에서 다시 만나 0-2로 패했다.

한편 코레일이 속한 실업축구 내셔널리그는 9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강릉시청과 경주한수원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실업축구 역사상 마지막 우승팀을 가린다. 강릉과 경주는 6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대체로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구단들의 독립법인화와 이달 말 시상식을 끝으로 해산하는 실업축구연맹 직원들의 고용승계는 남은 과제로 꼽힌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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