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ᆞ공정ㆍ평화 치중 ‘사이다개혁’ 2년 반
‘조국 사태’ 후유증에 경제ㆍ외교 안보 비상
10일 靑 여야대표 회동, 새 출발 계기 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9일 임기 반환점을 돌아 집권 후반기를 시작하는 첫날인 10일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들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류효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돌아 10일부터 집권 후반기를 시작한다. 국정농단 사태로 무너진 나라를 바로 세우고 공정, 정의, 평화가 보장된 새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달려온 2년 반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고 평가도 크게 엇갈린다. 하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험난하고 해결 과제도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비상한 각오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임사로 시작한 문 정부의 출발은 화려했다. 과거 정부에서 누적된 적폐를 도려내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존중 사회를 실현하며 탈원전을 구체화하는 개혁을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이는 동안 지지율은 80%를 넘나들었다. 소득주도성장ㆍ공정경제ㆍ혁신성장을 3축으로 하는 ‘혁신적 포용성장’ 패러다임에 대한 기대도 컸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은 가슴 떨리는 감동을 낳으며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를 성큼 앞당기는 듯했다.

문제가 없진 않았다. 첫 조각 때부터 불거진 부실 검증 논란은 문 정부의 탕평ᆞ적재적소 인사 약속을 무색하게 했고 청와대 기강 문란과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이어졌다. 그 정점에 있던 조국 전 민정수석을 검찰개혁을 주도할 법무부장관에 임명한 것은 청와대의 오만과 독선이 빚은 재앙이었다. 특히 조국 일가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은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내세운 문 정부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안겼고 대통령 지지율은 반 토막이 됐다.

열정과 선의로 추진한 정책도 곳곳에서 파열음을 냈다. 정책 정합성을 면밀히 따져보지 않고 의욕만 앞세운 결과 이해당사자의 충돌로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소득 불평등은 확대됐으며 성장은 뒷걸음치고 혁신은 실종됐다. 일자리 정부라는 말도 무색해졌다. 여소야대의 한계를 간과한 ‘청와대 정치’로 협치는커녕 여야의 극한대립이 일상화됐고, 제도 개혁과 민생을 뒷받침할 입법도 번번이 길을 잃었다.

문재인 정부 전반기의 공과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문 정부가 공약과 달리 국회 및 시장과 교감하며 국민 모두를 보는 소통ㆍ통합 정치를 소홀히 하고, ‘우린 다르다’는 우월감에 빠져 진영과 ‘내 사람’을 중시하는 편협한 국정을 펴온 것은 분명하다. 정권은 선의로 포장한 신념윤리가 아니라 결과로 말하는 책임윤리가 지배하는 곳이다. 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첫날 청와대에서 갖는 여야 5당 대표 초청 만찬에서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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