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홀에서 조리차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1년 7월 웨딩홀 주방 앞에서 운반용 카트 안에 놓인 소금포대(무게15~27㎏)를 들어 올리던 중 허리를 다쳐 추간판탈출증(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이로 인해 381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고, 부상에 따른 후유장해를 입었다며 업주를 상대로 4억9,447만여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사업주에게는 근로자를 보호할 의무 또는 안전을 배려할 의무가 있다”며 사업주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64단독 심현지 판사는 A씨가 웨딩홀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일하는 과정에서 생명과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ㆍ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며 “이 사건의 경우 근로자가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등 신체에 무리가 가는 작업을 할 때 적절한 기계 장비를 제공하거나 공동작업자를 배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에게 허리 관련 병력이 있고, A씨 또한 스스로 안전을 챙겼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은 점 들을 들어 사업주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근로자 스스로도 안전을 위해 공동작업자 배치 등을 요구했어야 했지만 이를 게을리한 채 혼자 소금포대를 들어올리다 재해를 당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의 다친 정도와 노동능력 상실비율 등을 계산해 배상액을 3,113만여원으로 정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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